좋은 책을 찾아서

동네책방 플러스 알파

by FM경비지도사

동탄 신도시 상가 1층의 서점 카잔차키스에서 구입한 책은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인데, 책의 디자인보다 훨씬 멋진 포장지에 씰링스탬프로 마무리 해주는 정성과 느낌은 애써 찾아간 수고를 잊게 해주었다.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고 싶을 정도의 만족스러운 책포장이었다. 간결한 서가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가구도 잊을 수 없는데, 초록색의 소파와 진홍색의 책상의자는 가죽과 원목이 조화를 이루었고 그 독특한 질감과 우아한 빛깔로 서점을 더욱 아늑하게 만들어 주었다.

책값을 계산하면서 아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책방 주인장의 친필 메시지를 받았다.

“원준님의 삶의 여정에 책을 통한 깊은 사유와 지혜가 더해지길 바랍니다. 2023.11.23. 서점 카잔차키스.”

동탄의 카잔차키스 서점과 책포장, 책방지기가 직접 써준 아들을 위한 메세지

이런 메시지의 정성이 하나씩 모여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아들의 발길이 책의 세계로 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씰링스탬프를 활용해서 정성스럽게 포장한 책선물을 손에 쥐면 역시 본전이상이라는 안도의 심정을 느끼게 된다. 잘 포장된 책선물은 아들도 관심을 보인다, 조금씩 관심을 보이다보면 읽는 사람이 되고 읽다 보면 쓰기도 할 것이라 믿는다. 아까운 포장을 뜯고 나서 책을 펼쳐보니 역시 새책을 볼 때의 느낌은 중고책을 저렴하게 구입할 때와 또 다른 활력과 에너지를 가져다 준다.

서점의 상호는 ‘그리스인 조르바’의 저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이름에서 가지고 왔는데, ‘그리스인 조르바’ 는 ‘열린책들’ 에서 정통적인 사철방식 제본으로 출판한 책인데 나도 몇 년 전에 한 권 구입했다. 구입한 후에 책장에 모셔두고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는데, 저자가 외국인이고 번역서라서? 소설의 구성과 내용이 어려워서?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나의 독서력이 아직 부족한 탓이겠지. 묵직한 두께와 산뜻한 디자인에 사철제본이라서 책 자체의 느낌은 훌륭한데, 몇 번을 읽다가 덮어두고 책장에 전시해두고 있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은 여러 명의 저자가 각자의 사정으로 혼자 밥을 먹는 심정과 사연에 관한 책인데 나도 가끔씩 혼자서 오붓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할 때가 많았기에 공감이 가는 글이다.

김밥, 계란말이, 카레, 치킨, 짜장면, 만두, 탕수육, 잔치국수, 김치전, 떡볶이, 순대볶음, 김치볶음밥, 제육볶음, 오징어덮밥, 김치찌개, 닭도리탕, 동그랑땡 등.

언제 들어도 반갑고 항상 먹고 싶은 메뉴라면 소울푸드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특히 떡볶이는 아내와 아들도 좋아해서 내가 가끔씩 직접 요리해서 다 같이 먹었다.

이이.jpg 내가 만들고 아들과 함께 먹은 떡볶이

작가 겸 뮤지션인 요조의 ‘아무튼 떡볶이’를 비롯해서 인터넷 서점의 검책창에 떡볶이를 입력하면 100권 이상의 책이 검색되는 걸 보면 7080 세대를 포함해서 2030 세대한테도 떡볶이는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음식이다. 나는 아버지가 해준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없지만 전혀 서운하지 않다. 가끔 밥상에 내 입맛에 안 맞는 반찬이 올라온 적은 있지만 집안에 쌀이 떨어져서 굶은 기억은 없고, 어머니의 음식솜씨는 매우 훌륭해서 우리 식구를 포함해서 명절이나 제삿날 모이는 모든 사람들의 입맛을 만족시켰다.

아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아빠가 해준 떡볶이를 추억의 음식으로 떠올릴 것이라 기대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Security Instructor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