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의 상호와 가맹점명은 다른 경우가 많다.
법인카드는 부서장의 특권이 아니라 부담이고 책임입니다. 지갑에 법인카드, 체크카드, 개인카드, 교통카드 등 여러 장의 카드가 있다면 계산대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 정신을 바짝 차려야합니다. 아웃소싱 담당자는 수시로 외근을 다니며 현장에서 일을 봅니다. 미팅시간이나 이동거리에 따라서 직출이나 직퇴도 빈번합니다. 외부에서 오후 5시쯤 일을 마치면 사무실로 복귀할지 곧바로 퇴근할지 고민을 합니다.
몇 년 전, 외근 현장에서 일을 마친 저는 근처의 저렴한 골프연습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4시반쯤이었습니다. 사무실에 복귀하면 오후 5시반~6시가 되므로 현장에서 일을 마감했습니다. 골프연습장 카운터로 걸어갈 때 거래처에서 전화가 걸려왔고 전화를 받으면서 카드로 결제했습니다. 카드 영수증을 받고 돌어서는 그 때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전화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지갑에 있던 법인카드로 결제를 한 것입니다. 급하게 승인을 취소하고 개인카드로 다시 결제했지만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그때가 오후 7시반이었다면 태연하게 승인을 취소했을겁니다.
사업부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매의 눈으로 날마다 스캔하는 경영지원팀 직원들이 떠올랐습니다.
“0팀장이 업무시간에 골프연습장에서 뭐한거야?”
“0팀장은 골프연습장에서 일을 하나봐~”
경영지원팀에서 모르고 넘어갔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별다른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머리가 복잡해진 그 순간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기관장들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주요 뉴스로 등장하는 시대입니다. 간판의 상호와 가맹점명이 다른 경우가 않으며 승인일시와 가맹점 위치는 그대로 노출됩니다. 법인카드는 근거와 명분이 뚜렷할 때 사용일시와 가맹점의 위치와 상호를 다시 한 번 확인한 후에 꺼내야 합니다. 온라인 결제시에도 증빙을 즉시 출력해서 필요한 사항을 연필로 메모해야 편합니다. 지갑 안에 있는 여러 장의 카드 중 하나를 꺼낼 때는 내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다시 한 번 상기하는 게 좋습니다.
사업부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경영지원팀 직원이 골프연습장의 승인내역을 확인했다면 그냥 넘어갈리 만무합니다. 코로나 여파로 회사의 회식은 1차로 끝나는 일이 많고,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비용을 줄이려는 회사가 늘었습니다.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는 더욱 더 주의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