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철산도서관의 독립출판 강연회, 출판공동체 '편않'의 지다율 편집자
“독자의 탄생은 저자의 죽음이란 대가를 치러야 한다”...광명시, 독립출판 강연회 < 뉴스클립 < 시니어뉴스 < 기사본문 - 이모작뉴스
12월의 첫 번째 목요일 저녁에 기습적인 첫눈이 내렸다. 시민들은 발걸음을 재촉하며 귀가를 서둘렀지만 광명시 철산도서관 강당에는 읽고 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광명시 도서관정책과에서 준비한 시민창작 플랫폼 조성사업 독립출판 강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 9월에 두 번째 아트북페어를 개최한 광명시는 독립출판 작가에게 창작과 교류의 장을 마련하며 지역 책 문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시민에게 필요한 소식을 전하는 ’광명소식‘을 월2회 발행하는 광명시는 ’2025 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대상‘ 시상식에서 홍보출판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강사는 출판공동체 ‘편않’에서 인문사회과학 책을 만드는 지다율 편집자다. 현대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언론사 기자와 출판사 편집자를 거친 그는 저널리즘스쿨 & 공부공동체 ‘오도카니’를 운영한다. 지난 4월에 ‘편않’에서 펴낸 정치철학자 배세진의 ‘금붕어의 철학:알튀세르,푸코,버틀러와 함께 어항에서 빠져나오기’는 2025 세종도서에 선정됐다. 세종도서로 선정된 책은 정부의 예산으로 전국의 도서관에 공급되는 양서로 인정받는다.
“독자의 탄생은 저자의 죽음이란 대가를 치러야 한다.”
강사는 기호학자 롤랑 바르트의 말을 인용해서 독자와 저자의 관계, 읽기와 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청중들에게 풀어놨다. 지다율 강사의 출판공동체 상호인 ’편않‘은 긍정과 부정을 모두 담아낸 기호학의 기표와 기의다.
강사는 슬라이드를 이용해서 자기표현의 출판세계를 이야기했다. 첫눈으로 얼어붙은 길을 뚫고 도서관에 모인 청중들의 집중력은 강사에게 전해졌고, 강사는 준비해 온 콘텐츠를 모두 풀어냈다. 읽기와 쓰기에 관심이 많다는 요즘의 트렌드를 눈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60분의 강의가 끝나고 이어진 질의응답은 45분 동안 계속 됐다. 강사는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청중의 질문을 귀담아 듣고 차분한 목소리로 답변했다. 쓰기에 관심 있는 청중들이 편집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건 당연하다.
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첫눈으로 얼어붙었지만 부지런한 누군가 눈을 쓸어서 길을 터주었다. 책을 펴내는 편집자는 옹색함을 견뎌내며 길을 개척하는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