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가슴을 노리는 화살 같은 문장으로 가득한 김지원의 새 책
[Book Review] 독자의 멱살을 살짝 잡아끄는 책...신간 김지원 ‘메모의 순간’ < 문화산책 < 시니어커뮤니티 < 기사본문 - 이모작뉴스
2025년 10월에 출간된 "메모의 순간"은 현직 기자 김지원이 메모를 재발견하고자 쓴 책이다. 서점가를 강타한 필사 열풍은 기록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으며 메모가 기록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상당하다. 메모에 관한 저자의 통찰이 가득한 책을 서점에서 만난 건 행운이었다.
읽기와 쓰기 사이의 지대에 관한 저자의 잡동사니적 궤적이 한 권의 메모 뭉치로 독자들에게 말을 건다. 저자가 주목한 건 무언가를 쓰는 독자와 무언가를 읽는 필자 모두가 메모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김지원의 "메모의 순간"은 서점가에 불어닥친 필사 유행을 따라간다. 그는 무용한 메모에 호감을 가지고 무언가를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순전한 즐거움과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메모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서간문 즉, 편지 형식의 글은 18세기의 모든 문학 장르를 대표했으며 저자가 주목하는 메모의 방식 중 하나이다.
인문교양 뉴스레터 '인스피아'로 많은 지지를 받은 저자가 메모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대신 '무엇을 기억하지 않을 것인가'의 관점에서 메모에 대해 사유한다. 메모를 완전히 다르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책이다. 즐거움으로 가득한 메모의 순간, 작업실의 책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 메모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구식이지만 가장 효용성 있는 매체라고 저자가 강조하는 이유는 불꽃같이 탄생한 메모를 제일 많이 품고 있는 것이 책이기 때문이다. 좋은 책을 읽을 때는 불완전한 메모가 가진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독자의 멱살을 잡아채는 강력한 메모의 힘을 사랑한다.
책의 167페이지에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책이라는 상품의 특별한 영향력을 다양성이라고 정의했다. 저자는 엄청난 책의 종류와 한 권씩 셀 수 있다는 책의 특징에 주목했다. 다양한 주제들이 1억 개 이상의 ISBN에 담겨있으며, 독자의 심장을 노리는 화살 같은 문장으로 가득 찬 한 권의 책이 내 손 안에 있기 때문이다. 책을 써 내려간 존재를 떠올릴 수 있을 만한 물성을 직접 손에 든 채로 읽어 내려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그 순간 자신의 고집과 관점, 주장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흘러나오기 때문에 인용은 창작이라고 주장하는 저자의 말도 유용하다.
손에 쥔 펜은 조각칼과 같다. 번뜩이는 생각을 지면에 불꽃같이 새기기 때문이다. 저자의 메모 습관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건 직접 옮겨적는 과정이다. "메모의 순간"은 사진을 찍거나 스캔하지 않고 기억하고자 하는 대목을 전부 손으로 쓰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저자의 습관이 만들어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