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커피 한잔에 바삭한 크라상 한입 베어 물며 적어내리는 퇴사 그리고 재입사 이야기
'저 아무래도 회사를 관둬야 할 것 같습니다.'
일년 리뷰를 하러 파트너 변호사들과 앉아있는 자리에서 리뷰가 시작하자마자 내 입에서 나온 첫 마디였다.
사실 오래 준비하고 연습한 얘기인데도 말하는 순간까지도 떨렸다.
퇴사를 해야되겠다고 느낀지는 오래지만 정말 내 입밖으로 그 이야기가 나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최근 한 10년간 내 드림 커리어를 버리고 나오는 순간이었으니 오래걸린게 당연한건지도 모르곘다.
퇴사를 결정하기까지는 정말 매일이 가시방석이었다.
사람들이 나의 달라진 주변 환경을 알고 매일 같이 했던 말.
'넌 일안해도 먹고 살 수 있잖아. 너 떠날거지?'
한동안은 나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외부 압력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꽤나 크게 작용했다.
아무리 나는 정말 열정으로 일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고
열정으로 일한다 믿었던 나 조차도 그 열정이 점점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어차피 안해도 되는 일.. 해야하나?'
매일 내 오피스에 찾아와 언제 떠날 것이냐 묻는 사람들에 등떠밀려 결국 아무 계획도 미래도 없는 내가
퇴사를 이야기 했다.
모순적인 것은 그때부터 사람들은 되려 나를 잡기 시작했다.
'한번만 더 생각해보는 것이 어떻겠니?'
'지금 계획도 없는데 변호사로서 지금 너의 결정이 너에게 얼마나 큰 타격이 생길 줄 아니?'
매일 나를 나가라고 문앞으로 내몰던 사람들이 갑자기 나에게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다.
'회사에서 나를 데리고 있는 것이 마이너스 일 수도 있어요.'
'아니야.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더 있으라고 하겠니? 휴직이 필요하면 휴직을 해. 나가지 말고.'
그 뒤로도 몇일 간 그 전처럼 사람들이 내 오피스를 찾아왔다.
'결정했어? 있기로 했어? 더 있을거지?'
퇴사를 결심했다.
그리고 퇴사를 말한 순간
나의 가치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퇴사 후 그렇게 결국 재입사를 했다.
어쩌면 동기와 열정이 부족해졌던 내가 다시금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언제 또 퇴사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난 다시 돌아갔다. 내 자리로. 처음 회사를 시작했던 그 마음 그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