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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 May 06. 2020

이메일이 오지 않으셨습니다

변호사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침 이메일 확인 갔다. 

이메일은 기상알림이자 업무 시작의 알림이다. 


비록 정식 근무 시작은 9시 이고 

정식 퇴근 시간은 5시 이지만 

이메일에는 이러한 cut-off 시간 따위는 존재 하지 않는다. 


재택근무가 시작되고

퇴사를 생각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이 확연하게 줄어든 이메일 이었다. 


비록 아침에 일어나 밀려들어오는 이메일이 달갑지는 않았지만 

줄어든 이메일 알림에 새삼스레 회사에서 멀어져가는 기분이 

마치 헤어짐에 가까워지는 연인과의 문자 기록 같았다. 


오늘도 그렇게 시작했다. 


이메일이 오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퇴사의 첫 걸음이 시작된지 모르겠다. 

이메일이 오지 않는다.

그렇게 내 사건의 수가 줄어들고 

나를 찾는 사람이 줄어든다. 


좋은 건지 아닌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이미 멀어져버린 연인사이 처럼 

내 퇴사의 첫걸음이 시작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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