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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D Jun 27. 2022

005. 어둡고 어두운

내 마음 관찰일기


가끔 정신적인 시야가 아주 어두워질 때가 있다.

환한 대낮인데도 내 마음은 별도 없이 아주 깜깜한 밤처럼 아득해서 

겨우겨우 ‘괜찮다. 나는 괜찮다.’ 스스로 위안하며 

손전등 불빛만 한 자아에 의지해 하루를 보낼 때가 있다.

해가 뜨기 전에 눈을 뜨지만 막막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침대에 웅크려 있다가

겨우겨우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지만 한 발짝 떼는 것도 너무 힘든 그런.

하루 종일 아무도 날 힘들게 하지 않았는데 혼자 기진맥진해서 자려고 누우면

그제야 희미한 불빛들이 스며들어와 안도의 한숨을 쉬며 편해진다.

나는 전혀 힘든 일도 없고 아무 일도 없이 평소와 같은 하루를 시작했던 것뿐인데

정신적으로 갑자기 시야가 좁고 어두워지면 

대상이 없는 두려움이 급작스럽게 찾아와 종일 어둠 속을 걷는듯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한번 어둠 속에서 헤매다가 돌아오면 

일상은 더 소중해지고 건강한 나 자신도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아주 가끔만 손전등이 필요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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