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관찰일기
내가 우리 아이들 만했을 때 이때쯤 심한 배앓이를 했었다.
지금도 장이 좋은 편이 아니지만 어릴 땐 성숙하지 못해서인지 더 많이 아팠었다.
그때도 열흘 가까이 학교를 못 가고 동생들은 학교에,
엄마 아빠는 일하시러 아침에 나가시면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었던 것 같다.
병원도 다녀오고 약도 먹었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물만 먹어도 토하고 설사를 했는데
엄마가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으셨고 난 한참 생각한 뒤에 사과가 먹고 싶다고 했었다.
지금이야 여름사과가 나오지만 내가 어렸을 땐 사과는 가을에나 먹는 과일이라
막 여름으로 들어서는 초입에 사과가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익지 않아 파란 사과 다섯 알을 구해 오셨고
병원을 가도 낫지 않던 내 배앓이는
새콤하고 덜 익은 사과를 하루에 하나씩 먹고 깨끗이 나았다.
아마도 내가 나았던 이유는 엄마의 사랑 덕분이 아니었을까.
그래서인지 지금도 난 사과 중에 파란 여름사과를 제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