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by 주홍빛옥상




가을이 잠시 머물다 가버리는 시월은 그렇기에 더욱 애틋하다.
가을바람이 긴 여름날의 이른 아침부터 무겁고 습한 공기를 저만치 밀어내고,
대신 가볍고 신선한 공기를 열린 창 틈 사이로 흘려보낸다.

행복은 어쩌면 가을아침을 닮았다.
선선해진 가을아침의 바람 한 점에 절로 미소가 번지듯, 행복은 그런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 속에서 자라난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행복은 바로 우리 곁에 있다.


매일 맞이하는 아침도 그날의 온도와 마음에 따라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여름의 아침에는 일찍이 지치던 몸과 마음이 가을이 오면 선선한 바람 속에서 상쾌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저, 그냥, 그래서 좋은 아침. 가을이다.

누군가는 아이를 깨우고,
누군가는 출근길에 몸을 싣는다.
누군가는 밤새 일을 마치고, 아침이 오면 퇴근을 한다.
누군가에게는 오늘 아침이 고통일지 모르고,
또 누군가에게는 지난밤의 고민이 아침 햇살에 녹아내렸을지도 모른다.


길 위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동물들,

우듬지에 둥지를 짓는 새들,

시멘트의 틈새로 자라나는 풀꽃들,

집 안에서 아침마다 주인과 이별하는 개들,

집 바깥에서 아침마다 주인을 맞이하는 개들,


살아남은 모든 생명에 공평히 주어지는 이 아침을,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온도와 마음으로 맞이한다.



처음 이 연재를 시작할 때,
나는 '아침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
그리고 오늘 아침, 그 말을 다시금 떠올린다.

각자의 자리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모두 다르지만, 그 모든 아침이 세상을 움직인다.
마음의 온도는 제각각이어도, 다시금 아침을 맞이한 순간 우리는 살아있음을 깨닫는다.



행복은 당연하고 사소한 것에서 피어나듯,

밤을 지나 맞이한 오늘 아침 또한,
살아있음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다정한 선물일지 모른다.



가을 아침의 하늘을 올려다 보고,
가을 아침의 공기를 느껴 보고,
내 곁의 사람과 이 아침의 기쁨을 나누어 본다.
그렇게 사소한 것들 속에서 감사할 줄 안다면,
우리의 아침이 때론 흐리더라도 결국엔 가을빛으로 물들 것이다.



오늘 아침,

온 세상이 깨어나듯 아침을 맞이하며

눈앞의 선물을 풀어본다.


그 속에 행복이 담겨있다.



사람과 동물, 그리고 꽃과 나무,

모든 생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아침을, 선물 같은 아침을

맞이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