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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레테 클래식 Mar 15. 2024

세 번째 고리_탐욕의 지옥

지옥 제6곡 탐욕은 욕정보다 더 심각한 죄


세 번째 고리_탐욕의 지옥

: 탐욕은 욕정보다 더 심각한 죄


0. 들어가기 전에:

5곡에 이어 6곡을 쓰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단테가 여행한 지옥을 훔쳐보면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단테가 본 자옥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욕심에 좀 쉬어가는 시간을 가질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멈춰 있을 수는 없지요.


단테를 통해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고, 단테 이후의 서양의 수많은 고전들이 단테의 전통에 서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단테를 모르고 서양 문학사를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정도입니다. 하여 마음이 좀 무겁더라도 단테와 동행하는 지옥에 대해 다시 쓰는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려 합니다. 좀 더 많이 읽고, 깊이 묵상하고, 이해한 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독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1.   Read Me & Note Me



7 Io sono al terzo cerchio, de la piova etterna, maladetta, fredda e greve; regola e qualità mai non l'è nova. 10 Grandine grossa, acqua tinta e neve per l'aere tenebroso si riversa; pute la terra che questo riceve.(Inferno 6:7~12)


나는 세 번째 고리에 있었다. 지독하며 이로 인한 비가 끊임없이 내리는 곳 이 비의 법칙과 특성은 결코 바뀌지 않았다. 커다란 우박, 더러운 물과 눈이 어두운 하늘에서 퍼부어 내리고 젖은 땅은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지옥 6:7~12)



애정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지나 단테가 도착한 곳은 세 번째 고리이다. 그는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본능을 중심으로 지옥을 재배치한다. 그가 목격하는 지옥의 장면은 매우 고통스러운데 이것은 우리 내면에 누구라도 갖고 있는 본능의 어두운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악취 나는 우박과 더러운 비와 눈이 하늘에서 퍼붓고 있는 곳이다. 탐욕은 욕정보다 더 심각한 죄로 여겨진다.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지만 탐욕을 이기적 자아를 위해 끊임없이 탐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늘 타인의 것을 욕망하고 뺏고 싶어 한다.



13 Cerbero, fiera crudele e diversa, con tre gole caninamente latra sovra la gente che quivi è sommersa. 16 Li occhi ha vermigli, la barba unta e atra e'l ventre largo, e unghiate le mani; graffia li spirti ed iscoia ed isquatra. 19 Urlar li fa la pioggia come cani; de l'un de' lati fanno a l'altro schermo; volgonsi spesso i miseri profani. 22 Quando ci scorse Cerbero, il gran vermo, le bocche aperse e mostrocci le sanne; non avea membro che tenesse fermo.(Inferno 6:13~24)


잔인하고 괴물 같은 짐승, 케르베로스가 진흙땅에 가라앉은 죄인들 위에서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개처럼 짖어 댄다. 붉은 피로 충혈된 눈, 거무스름하고 기름 투성이인 수염, 넓적하게 부푼 배와 날카로운 발톱, 저주받은 영혼들을 할퀴며 살을 벗기고 갈기갈기 찢는다. 비는 그들을 개처럼 울부짖게 하고 한쪽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한쪽을 방패로 삼으면서 이 불쌍한 죄인들은 자꾸 몸을 돌린다. 끔찍한 괴물 케르베로스가 우리를 보고 세 개의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송곳니를 세워 보이며 온몸을 떨면서 화는 내며 으르렁거렸다. (지옥 6:13~24)




잔인한 괴물 케르베로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고대 괴물이다. 티폰과 에키드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머리는 세 개, 뱀의 꼬리를 가진 개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는 3번째 고리를 지키는 감시자라서 탐욕적 괴수로 그려지고 있다. 그가 더럽고 질척거리는 진흙땅에 누워있는 것은 더러운 욕심의 노예가 된 인간들의 욕망을 그대로 갖고 있다. 단테는 위 이야기를 통해 물질적인 탐욕과 쾌락에 빠진 우리의 야수성을 드러낸다.



70 Alte terrà lungo tempo le fronti, tenendo l'altra sotto gravi pesi, come che di ciò pianga o che n'aonti. 73 Giusti son due, e non vi sono intesi; superbia, invidia e avarizia sono le tre faville c'hanno i cuori accesi.'.(Inferno 6:70~75)



상대방이 울고 한탄해도 이들은 무거운 처벌로 그들을 억압하면서 오랫동안 권력 안에 머무를 것이오. 정의로운 자는 오직 두 명이나 아무도 그들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고 오만, 사기, 탐욕이 인간의 마음을 태우는 세 개의 불꽃이 될 것이오..(Inferno 6: 70~75)




단테는 오만, 사기, 탐욕에 빠져 남들을 착취하여 권력, 돈, 명예만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만행을 고발한다. 탐욕의 결과는 케르베루스처럼 악취 나는 진흙탕에서 먹고사는 돼지(이탈리아어로 차이코)와 다를 바 없다. 차이코에 따르면 단테의 도시 피렌체는 질투로 가득 차 있다. 분열되는 도시의 시민들은 사분오열 되었다. 오랫동안 긴장 관계를 유지하였지만 결국 피바람이 불었고 미개한 파당이 다른 쪽을 몰아내는 피의 숙청이 진행되었다고 전언한다. 그들의 권력은 무자비했다. 상대방이 울며 한탄해도 그들은 상대를 억압하며 자신들을 권력을 공고히 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단테는 그 당시 인정받았던 사람들과 선을 행하는 데 노력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치아코는 단테에게 선함과 정직의 겉모습 속에 숨겨진 인간의 악함을 이야기하듯, 단테의 가장 존경받던 친구들이 더 깊숙한 곳에 누워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치아코도 다른 저주받은 영혼들처럼 바닥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고 만다.


부풀어 오른 배 때문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 괴수를 보고 있자니 배가 나온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다만 돈과 권력을 탐한 자들의 말로가 좋지 않은 것을 보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은 자기 스스로 족함을 아는 사람이다.  마음 가운데 받으려는 마음도 없고 욕심을 부리는 마음도 없으면 그것이 바로 천국 아니겠는가? 오늘 이후로 남의 것을 탐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악취 나는 지옥의 괴수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과도한 식음은 내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돈이 많으면 그만큼 불필요한 소비와 욕망이 들끓어 피곤해진다. 과도한 권력욕은 타인의 원한 불러일으켜 결국 스스로 위협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 안의 욕구는 끝이 없다는 것을. 더 많이 가지면 더 많은 것이 갖고 싶고 사람들이 인정하면 할수록 다 많이 인정받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욕구불만도 화병을 가지고 오지만 욕구 과잉은 파멸의 지름길이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야수와 같은 내 욕망을 잘 다스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내 욕구가 들끓기 전에 따뜻한 차 한잔하고 산책이나 다녀와야겠다.


2. Remember Me


#세 번째 지옥 #탐욕의 끝 #의인은 없다 하나도 없다


3. 참고 자료

The Devine Comedy by Dante_Inferno, Dante Alighieri, the classic

La Divina commedia, Inferno, Dante Alighieri

신곡 지옥(인페르노), 단테(이시연 역),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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