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잼과 배려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오전 7시,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
잠에서 깨지 않는 아이를 최대한 신경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하지만 목청껏 힘주어 부르며, 한쪽에서는 계란 후라이를 익히고 식빵을 굽고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치즈는 곰돌이와 하트 모양으로 예쁘게 찍어내 접시 위에 데코를 마쳤다. 그리고 지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화이트리에 베이커리의 딸기잼을 한 스푼 떼어 놓았다.
사실 이 잼은 아이가 살짝 맛본 뒤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11일간의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었기에 나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그저 아이가 이 맛에 대한 기억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의 터무니없는 바람이 담긴 식탁이었다. 식탁에 앉자마자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딸기잼을 언급했다.
"엄마, 다른 딸기잼은 없어?"
"응, 이거 맛있지 않아? 엄마는 다른 딸기잼은 별로인데 이건 맛있더라."
평소 잼 종류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잼은 단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내 입맛에는 꽤 괜찮았다. 솔직하게 내 취향을 표현했을 뿐인데, 아이의 1차 반격이 들어왔다.
"엄마, 나는 다른 딸기잼은 맛있는데 이 딸기잼은 맛이 없더라."
"아... 그렇구나. 그럼 우리 유치원 다녀와서 엄마랑 딸기잼 사러 가자."
나는 상황이 그렇게 일단락된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잠시의 침묵이 흐른 후, 아이의 강력한 2차 훅이 들어왔다.
"엄마, 배려가 뭔지 알아?"
"네가 생각하는 배려가 뭔데?"
"내가 좋아하지 않아도 아이가 좋아하는 딸기잼을 준비해 주는 것이 배려야."
헉,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숨이 턱 막힌다고 해야 하나? 허를 찔린 듯한 느낌과 한편으로는 기특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물었다.
"너 그거 어디에서 배웠어?"
"응, 우리 00반 선생님이 배려에 대해 말해줬어."
텅 빈 냉장고라는 현실적인 사정은 '배려'라는 아이의 명분 앞에 무력해졌다. 유치원에서 배워온 고귀한 가치를 엄마의 취향에 맞서 적재적소에 활용할 줄 아는 아이. 나는 오늘 아침, 딸기잼 한 스푼을 통해 배려의 정의를 다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