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에서 마을 주차장으로, 사람의 길을 다시 열다
연신내역에서 내려 이동하는 길은 늘 비슷합니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 시장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 어르신들, 학원 마치고 친구와 장난치며 걷는 아이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평범한 풍경 사이로 우리를 늘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 생겼습니다.
골목마다 삐뚤삐뚤 세워진 차들, 서로 겨우 스쳐 지나가는 사람과 자동차, “조심해!” 하고 아이를 쥐어잡게 되는 그 순간들 말입니다.
이건 단순한 ‘주차 불편’이 아니라, 안전과 삶의 여유가 걸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유심히 보면, 우리 동네에는 반대로 ‘너무 조용한 곳’도 있습니다.
오래 비어 있는 집들, 철문이 굳게 닫혀 버린 채 방치된 건물들,
허허롭게 잡초만 자라는 자투리땅들. 낮에도, 밤에도, 사람의 발길이 끊긴 이 빈 공간들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는 왜 아무도 쓰지 않을까?”
“이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주차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저는 상상해 보았습니다.
밤마다 주차 자리를 찾아 헤매던 그 골목 모퉁이에,
깜깜하고 무서웠던 빈집 자리 옆에,
작게라도 정돈된 마을 공동주차장이 생긴다면 어떨까.
낡은 빈집을 철거하고, 평평하게 정리된 땅 위에 반짝이는 주차선이 그어져 있는 모습.
낮에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잠시 차를 대고 장을 볼 수 있고, 밤에는 동네 주민들이 “오늘은 몇 바퀴 안 돌아도 되겠네” 하며 안심할 수 있는 공간.
아이들은 차 사이를 피해 다니지 않고, 조금 더 넓어진 인도로 편안하게 걸어갈 수 있는 골목.
저는 이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단순히 차만 세우는 공간이 아니라, 골목의 안전과 숨통을 트여 주는 생활 인프라가 되게 하겠습니다.
저는 청소년·청년 정책을 이야기해 온 사람입니다.
주차장 이야기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학원에서 늦게 끝난 아이가 차들 사이를 피해 다니지 않아도 되는 길,
야간 알바를 마치고 귀가하는 청년이 주차된 차에 가려지지 않고 잘 보이는 골목,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부모가 “여기까지는 그래도 안전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동네.
손님이 편안하게 올 수 있는 로컬 상권.
그 시작이, 어쩌면 ‘빈집 하나, 자투리땅 한 칸’을 바꾸는 일일지 모릅니다.
연신내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저녁길이,
정리된 주차장과 넓어진 보도를 지나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는 생각이 드는 길이 되길 바랍니다.
혹시 집 근처, “여기만 좀 어떻게 되면 좋겠다” 싶은 빈집이나 자투리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여러분이 보신 그 ‘불편한 자리’가, 제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