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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Feb 29. 2020

아이의 좋은 좌절과 나쁜 좌절

좋은 좌절은 아이를 잘 자라게 하고 나쁜 좌절은 모두를 힘들게 한다.

Photo by Andre Hunter on Unsplash




만 4살의 우리 첫째는 요즘 울 때가 정해져 있다.

아플 때와 좌절할 때다.


아이의 좌절은 두 종류가 있다.

좋은 좌절과 나쁜 좌절.


좋은 좌절은 이런 거다.

우리 첫째가 블록을 하다가 블록이 뭔가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블록 놀이를 하다가

안돼 안돼 그러다가 울기도 한다.


그렇게 울면 무슨 일인지 물어보기만 하고

그냥 내버려 두는 편이다.

그런 좌절은 좋은 좌절이라

내가 개입하고 않고 기다리면

알아서 아이가 좌절을 극복한다.


그렇게 좌절하다가 극복하다고 하다 보면

비슷한 상황에 또 처하면

조금 덜 울고 그 상황을 해결한다.

나중에는 울지 않고 침착하게 그 상황을 해결한다.


아이가 이런 좌절할 때마다

잘 크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쁜 좌절은 반대로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나쁜 좌절은 아이가 뭔가를 하고 싶거나 해야 하는 상황에서

타인의 통제로 인해서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은 부모에 의한 통제가 어릴 때는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 첫째는 식기세척기를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부분은 아이가 하게 해 준다.

그런데 그날은 바빴던 것인지

아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내가 시작을 해버렸다.


나중에 알게 된 아이는 울고 좌절했다.

어떡하지 - 어떡하지 그러면서 말이다.


매일 했던 것이고

지금 너무 하고 싶었는데 외부의 힘(엄마)에 의해서

못하게 되는 것은 나 라도 견디기 힘들 것 같다.


겨우 식기세척기를 시작하는 것이었지만

아이는 울음을 엉엉 터뜨렸다.


결국, 내가 사과하고 마음을 다독여주는 것으로

아이는 마음을 풀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시간이 아무리 없어도

식기세척기를 아이가 시작하도록 무조건 기다려준다.


나쁜 좌절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하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가 공원에서 놀고 싶다면

공원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 

(충분한 시간은 아이들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는 최대 3시간 정도 준다.)

아이가 집안일을 하고 싶으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해준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자신에게 위험할 때는

아이에게 단호하게 안돼!라고 한다.

그리고 내가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할 자신이 없고 

하게 해 줬다가 내가 체력이 부족해서 화를 낼 것 같을 때는 

가끔 거절을 한다.


엄마가 쳐놓은 큰 울타리 안에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하게 해 준다면

아이의 욕구는 충분히 충족된다.


아이의 욕구가 충분히 충족이 되니까

아이의 삶이 행복하고

행복하니까 아이는 잘 큰다.


또 아이의 욕구가 충분히 충족되니까

떼를 쓰거나 막 울거나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아이 둘과 하루 종일 있어도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내가 나이 들어서 일지도)

정신적으로는 힘들지 않다.  


우리 첫째를 관찰해 보니까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둘째도 비슷하게 키우고 있다.

둘째의 좋은 좌절은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는 내버려 두고

나쁜 좌절은 되도록 겪지 않도록 키우고 있다.


앞으로도 내가 아이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나쁜 좌절은

줄이고 아이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좋은 좌절은

옆에서 도움을 청하기 전까지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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