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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Mar 01. 2020

아이를 진정시키는 마법의 말

우리 첫째 속상하겠다.

Photo by Xavier Mouton Photographie on Unsplash


우리 집에서는 아이가 화가 났거나

뭐가 안돼서 좌절하거나 할 때

아이를 빨리 진정시키고 울음을 쉽게 그치게 하는 말이 있다.


괜찮아? 우리 첫째 속상하겠다. 엄마가 안아줄까?


이렇게 말하면서 첫째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다독여주면

대부분 빨리 울음도 그치고 쉽게 진정을 한다.


나도 맨 처음에는 이렇게 못했다.

블록을 가지고 왜 이렇게 우는지.

안 맞는 블록을 꼭 어떻게든 끼워보겠다고 울 때는

진짜 블록을 버려버리고 싶었다.


차에서 선잠을 자고 일어나면

한 1시간을 넘게 울고 또 우는데

달래도 안되고 울지 말라고 윽박질러도 안돼서

미치는 줄 알았다.


애가 그렇게 주야장천 울거나 하면

도대체 왜 우는지 모르겠다고 하거나

진짜 너무 시끄럽다고 한 적도 있었다.


아프면 그냥 안아주면 되는데

무엇 때문에 짜증 나는지 말도 안 하고 울 때는

덩달아서 나도 너무 짜증이 나서

큰 소리로 야단도 치고 그랬다.


큰소리로 야단을 친다고

애가 덜 울지 않더라.

큰소리로 윽박을 지르니까

애가 도리어 더 울고 더 오래 짜증을 냈다.


어차피 협박을 해도 화를 내도

더 울 것 같으니

이왕 우는 것 마음 편하게 울라고 방법을 바꿨다.


아이가 말도 안 하고 짜증을 내면서 막 울면

우리 아기 속상한 게 있구나.

도대체 뭘까.

속상해서 어떡해.

그러면서 옆에서 다독여줬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울고 싶으면 더 울어도 되니까

마음껏 울라고 했다.


왠지 내가 옆에 있어서 더 우는 것 같으면

첫째 방에 가서 혼자서 울고 싶은 만큼 울고

진정되면 나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쉽게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진정을 했다.

진작에 이렇게 할걸.


속상하겠다 라는 말이

울어도 된다는 말이

이렇게 아이를 쉽게 진정시키는 마법의 말이었다니!


이렇게 자주 해서 그런지

아니면 아이가 조금 더 커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첫째는 속상한 일이 생기면

이제는 웬만한 건 안 울고 꿀꺽 삼키기도 한다.


가끔 내가 속 상한 일이 생겨서 울상을 하고 있으면

- 엄마, 속상해? 기분 풀어.

그러면서 날 위로해준다.

그 말에 피식하고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어차피 큰 소리로 말해서

아이가 진정하지 않을 것 같으면

방법을 바꿔보시라.


작고 조용한 목소리로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고

꼭 안아주면서 토닥여주거나

또는 자신이 익숙한 장소에서

스스로 진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큰 소리 안 나게 아이의 울음은 쉽게 지나간다.


큰소리가 안 나면

엄마가 목소리를 시끄럽게 높일 필요 없고

엄마도 아이들도 편안해진다.


다들 재미있는 육아를 하시기를.

아이들 잘 다독여주면서

즐겁게 편안하게 말이다


해피육아!


*아이들은 다 다르니까 참고만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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