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보통 Sep 08. 2020

외출 준비는 아이 스스로

우리 집 생활 5년 차 풍월까지는 아니지만 준비는 알아서 한다.


아빠가 빼먹었다며 '모자'를 스스로 목록에 아이가 써넣었다.


한글을 거의 다 익힌 첫째를 위해

남편이 외출을 할 때 무엇을 챙기고 해야 하는지를

첫째를 위해 적어뒀다.


원래 나갈 때마다

아이에게 내가 뭘 해줘야 하는지 매번 말을 해줘야 했다.


어느 날 내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난 나가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자꾸 나가자고 해서 무리를 해서 나갈 준비를 했다.

그때 너무 힘들어서 준비를 하다가

도저히 못 나가겠다고 성질을 내며 내가 뻗어버렸다.


그때 이후에 아이와 남편이

종이에 뭘 챙겨야 하는지 적어두고

아이가 그 목록을 보고 챙기고 있다.


알아서 동생의 양말을 챙기고

가끔은 동생의 양말을 신겨주기도 한다.


큰 스툴 위에 올라가서 간식 통을 챙기고

간식 통에 바나나를 넣는다.


자전거를 뒷마당에 나가서 챙겨서 차고에 넣어두고

헬멧과 모자를 후다닥 챙겨서

내가 열어둔 트렁크에 넣어둔다.


다 했으면 선크림을 가지고 와서

내 앞에 누워서 선크림 마사지를 받는다.


다 한 후에 물이 담긴 물통을 자기 가방에 넣는다.


그렇게 다 하고 나면

화장실에 간다.


손을 씻고 나면 준비 끝.


그렇게 준비를 하고

신발을 신고 카시트에 앉아서

카시트를 스스로 채우고 나와 동생을 기다린다.


만 5살도 아직 안된 녀석이

(다른 집 애들도 다 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다 챙기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처럼

우리 집 생활 5년이면

이렇게 나갈 준비는 스스로 하는구나 싶다.


내년에 학교 갈 때도 이렇게

준비를 시키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작가의 이전글 손절자들이여, 날 다시 찾지 마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