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생활 5년 차 풍월까지는 아니지만 준비는 알아서 한다.
한글을 거의 다 익힌 첫째를 위해
남편이 외출을 할 때 무엇을 챙기고 해야 하는지를
첫째를 위해 적어뒀다.
원래 나갈 때마다
아이에게 내가 뭘 해줘야 하는지 매번 말을 해줘야 했다.
어느 날 내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난 나가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이 자꾸 나가자고 해서 무리를 해서 나갈 준비를 했다.
그때 너무 힘들어서 준비를 하다가
도저히 못 나가겠다고 성질을 내며 내가 뻗어버렸다.
그때 이후에 아이와 남편이
종이에 뭘 챙겨야 하는지 적어두고
아이가 그 목록을 보고 챙기고 있다.
알아서 동생의 양말을 챙기고
가끔은 동생의 양말을 신겨주기도 한다.
큰 스툴 위에 올라가서 간식 통을 챙기고
간식 통에 바나나를 넣는다.
자전거를 뒷마당에 나가서 챙겨서 차고에 넣어두고
헬멧과 모자를 후다닥 챙겨서
내가 열어둔 트렁크에 넣어둔다.
다 했으면 선크림을 가지고 와서
내 앞에 누워서 선크림 마사지를 받는다.
다 한 후에 물이 담긴 물통을 자기 가방에 넣는다.
그렇게 다 하고 나면
화장실에 간다.
손을 씻고 나면 준비 끝.
그렇게 준비를 하고
신발을 신고 카시트에 앉아서
카시트를 스스로 채우고 나와 동생을 기다린다.
만 5살도 아직 안된 녀석이
(다른 집 애들도 다 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다 챙기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처럼
우리 집 생활 5년이면
이렇게 나갈 준비는 스스로 하는구나 싶다.
내년에 학교 갈 때도 이렇게
준비를 시키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