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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07. 2020

떼쓰면 우리 집은 국물도 없어.

이게 우리 집 국룰. 

2살이 넘은 우리 집 둘째가 요즘 떼를 막 쓴다.


물론 아이가 떼를 쓰는 것이 이해가 된다.

자신은 이만큼 하고 싶은데 아직 그럴 능력이 안되어서 원하는 만큼 못하고

위험한 일이나 다칠 것 같은 일은 엄마가 또 못하게 하니까

속상하고 그러다 보니 떼를 써서라도 하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떼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아이가 떼를 쓸 때가 있다.

충분히 말로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위험하지만 않으면 우리가 들어주는 데도

습관처럼 울면서 떼를 쓸 때가 있다.


우리 집에서는 그렇게 떼쓰면 국물도 없다.

떼를 쓰면서 울면서 말을 하면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


울면서 아이가 뭐라고 하면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그러면 내가 해결을 해주거나 도와줄 수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울지 않고 말하면 다 해줄 텐데 자동으로 우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플레이 그룹에서 다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선생님들이 도장을 오늘 잘했다며 손에 찍어줬다.


둘째는 보라색 도장을 받았지만 노란색 도장도 받고 싶었는지

보라색 도장을 선생님이 손에 찍어주고 가버리자 울기 시작했다.


"둘째야, 울지 말고 진정하고 말해.

울면 엄마는 해주지 않아.

진정하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테니 진정하고 말해."


라고 몇 번을 단호하게 눈을 보며 말했더니

아이가 깨닫고 금세 진정하고 말했다.


"노란색 별 스탬프"

"별 도장받고 싶다고?"

"응"

"그럼 가서 Can I have a star stamp please?라고 물어봐. 그러면 돼."


둘째가 내 말을 듣고 가서 말해서 노란색 별 도장을 손에 받아왔다.


"울면 엄마는 도와줄 수 없어. 해주지도 않고. 

울지 않고도 충분히 넌 말할 수 있어."라고

도장받고 웃는 둘째에게 말해줬다.  


아이가 뭔가를 꼭 하고 싶어서 마냥 울면

진정될 때까지 내일을 하면서 기다린다.

아이의 감정에 내가 같이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울면 자신만 손해다.


아이가 아프거나, 피곤하거나 할 때는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한다면 반드시 옆에 있어줘야 한다.


하지만 아이가 뭔가를 해달라고 떼를 쓰거나

마음에 안 들어서 짜증을 내면 난 옆에 안 있어준다.

대신 진정하고 엄마랑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때 오라고 한다.


이렇게 내가 관심을 두지 않고 내 할 일을 하고 있으면,

아이도 우는 것이 민망해서라도 그친다.


그래서 우리 애들은 엄마가 떼를 쓰면 받아주지도 않고

옆에서 달래주지 않을 것을 아니까 금방 진정하고 온다.


2살이 넘으면 아이들이 울면 해주지 않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본다.

엄마가 아이가 울지 않고 차분히 말하면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는 것보다 차분히 말하는 편을 택한다.


첫째도 이걸 한 천 번? 쯤 말하니까 알아들었다.

첫째는 떼를 쓰지 않고 원하는 것을 말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한 458번만 더 말하면 우리 둘째가 이해하고

울지 않고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갈길이 멀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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