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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Dec 26. 2019

아이 때문에 속상할 때는 -

아이의 강점과 장점을 생각해 본다.


Photo by Luca Upper on Unsplash

난 광고학을 전공을 했다.

사실 그때는 광고가 좋아서 한번 공부를 해보자 하고

어렵게 편입까지 해서 들어갔는데 

사실 공부 자체는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 당시 광고 공부보다는 

교수님들이 말씀해 주시는 연예인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었다.


비싼 돈 내고 배운 광고학을 통해서는

다른 것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배웠다.


어떤 제품을 팔려고 전략을 짤 때 

강점과 단점을 쭉 나열하고 강점에 집중을 하는 것을 배웠는데 

첫째가 내 마음을 속상하게 할 때마다

그 전략을 생각하고 마음을 다스린다.


요즘 첫째는 밥을 잘 안 먹는다.

식탁에 앉아서 먹으라고 안 하면

잘 안 먹고 말 그대로 제사를 드린다.


먹기 싫으면 먹지 말라고 하면 또 먹겠다고 한다.

그런데 또 안 먹고 멍 때리고 있어서

두 번 정도 내가 그냥 밥을 치웠다.

그랬더니 울고 불고 난리.


그러고 나서는 다시 잘 먹겠다고 했는데, 

또 바나나 먹고 간식 먹고 하니까 

밥을 잘 안 먹게 되어서 결국에는 특단의 조치로 

아침, 점심, 저녁을 먹으면서 중간에 먹는 간식을 안 주기로 했다.


하루 종일 아이가 먹은 것을 적어봤는데 

간식이 너무 많아서 이래서 밥을 안 먹는구나 싶었다. 


예전에는 바나나를 하루에 6개씩 먹었는데, 

앞으로는 밥 먹고 나서 바나나를 먹을 수 있게 했는데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밥 먹기 싫다고 하고 안 먹어도 난 괜찮은데,

왜 그렇게 먹겠다고 하면서 계속 앉아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자꾸 먹으라고 스트레스 줬나? 하고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있다. 


그렇게 첫째와 실랑이를 하고 나니, 속상해졌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첫째의 강점과 장점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동생이랑 잘 놀고 많이 위해준다.

밥 빼고 지가 먹고 싶은 건 잘 먹는다.

내가 해달라는 것 웬만하면 다 해준다.

(특히, 휴지를 잘 가져다줘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

나에게 엄청 다정하다.

화장실도 잘 간다.

잠도 잘 자는 편이다.

노는 것도 잘 논다.

건강하다.


이렇게 내가 생각하기에 첫째의 장점과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쭉 나열해 봤더니,

아이에 대해서 속상한 마음이 풀어졌다.

그저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졌다.


저렇게 다정한 아이에게 밥 좀 안 먹고 

앞에서 멍 때리고 있다고 뭐라고 했다니

다시 반성을 했다. 그리고 첫째에게 사과를 했다.


사실 단점 없는 아이 없고, 장점 없는 아이 없다.

엄마들은 쉽게 아이의 단점에 집중을 하고 

그걸 어떻게 바꿔야 할지 또는 어떻게 고쳐줘야 할지에 대해서 

걱정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고쳐야 하는 단점보다는 

내가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의 장점에 집중을 하면 편이 

여러 가지로 더 이득인 것 같다.


장점에 집중해서 아이를 바라보면, 

아이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내 아이에게 순수하게 감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런 감탄과 긍정이 아이를 더 바르고 편하게 크게 한다고 난 생각한다.


앞으로도 속상하면

첫째의 강점과 장점에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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