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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Apr 28. 2023

 호주가 누구에게나 살기 좋은 이유

달라도 당연하게 잘 살 수 있는 나라

호주는 사실 한국에 사는 것에 비하면 

많이 불편할 수 있다,


요즘에야 많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한국에 비하면 

물건 하나 시키면 일주일 이상은 기본 기다려야 할 정도로

택배 배달도 느리고 

저렴하고 질 좋은 물건도 그다지 없다.


덕분에 뭘 안 사도 되니 

통장 잔고가 그나마 좀 덜 내려가는 것 같다.

이걸 좋아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동네 수영장에는 

팔이 불편한 선생님이 있다.


우리 애들도 몇 번 가르쳤는데 잘 가르치시고 

아이들에게 굉장히 다정하신 분이다. 


몸이 물아래에 있어서 잘 몰랐다가 

그 선생님이 밖에 나왔을 때 알았다.


오른쪽 팔이 왼쪽 팔보다 반은 작은 

그 선생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그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는 아이들도 

놀라는 아이들도 없다.


다 당연히 그 선생님의 팔에 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지나가다 우연히 봤다.


우리 동네 울워스에는 귀가 들리지 않는 점원이 있다.

그분이 울워스 매대에 물건을 채워 넣고 있는데

어떤 손님이 물건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분은 멈춰서 펜으로 여기 있다고 말해줬다.

다른 분이 또 물어보자 잘 모르겠는지 

지나가던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그 직원이 어디에 있다고 말해줬다.


그 직원에게 물어본 손님들도 

그리고 그 직원을 도와준 사람들도 

답을 받고 답을 준 후에는 

그냥 미소 지으며 지나갔다.


말을 못 하는 데 마트에서 일을 어떻게 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그분은 일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각자 쇼핑을 할 뿐이다.


당연한 일인 것이다.


한국보다 좋은 상품을 구하기도 어렵고 

치안도 내 기준에서는 더 위험하지만 

그래도 호주에 내가 여전히 사는 이유 중 한 가지는 

다른 사람들과 다 달라도 당연히 즐겁고 잘 살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 같은 이민자도 

호주 사회에 섞여 살 수 있는 개방성이 아닌가 싶다.


이래서 역시! 호주라는 생각이 든다.

Photo by Caleb Russel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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