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토닌 팍팍!
올 겨울 들어 두 번째 감기에 걸렸다.
내 친구가 감기에 걸려서 마스크를 쓰고 온 걸보고
에구구 했던 것이 무색하게
이번에는 그 친구와 바통 터치를 하듯이
내가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기침감기에 걸려서 여전히 3주째 고생 중이다.
도대체 기침 안 하고 아침에 일어나는 날은 언제쯤 올지 의문이다.
감기에 걸렸으니 무조건 쉬어야 했기에
병원에 가도 감기약은 없는 호주 특성상 기침이 미친 듯이 나도
기침시럽과 램십을 저녁에 마시고 한잠 푹 자기를 계속했다.
감기 걸려서 책상에 앉아서 뭘 하기엔 힘들어서 집에서 정리를 했다.
물건 안 남는 취미생활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 중 하나인
미니멀리즘!
부엌에 있는 물건들 정리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줄 것은 주고
잠시 보류할 것은 보류하고 했더니
부엌이 이렇게 깨끗해졌다.
벤치 공간에 아무것도 없는 저 상태가 정말 좋다.
불 끄고 방에 들어갈 때도 아침에 일어나서 부엌으로 출근할 때도
기분 좋다.
세로토닌이 마구 올라가는 느낌!
싱크대 주변 물기 다 닦고
수세미랑 핸드솝 펌프 싱크대 안에 두면
아침에 일어나면 싹 다 말라있다.
아무것도 없으니 요리하기에도 편하고
생활할 때 뭘 놔두기도 편하다.
모든 물건은 공중부양하고
물때 청소하기 싫어서 식기건조대는 없고
어차피 식기세척기에 설거지를 하니
끝나면 바로 그릇 말려서 넣어 놓는다.
상부장에 갑 티슈를 숨겨서 공중부양해서 쓰는데
아침에 부엌으로 가면 부엌에서 어서 와! 메롱! 하는 느낌이라
귀엽기까지 하다.
불필요한 것을 조금 비우니 부엌의 일이 조금 더 편해지고 있다.
내 부엌도 좀 가벼워졌으니 내 감기도 어서 없어져야 할 텐데.
겨울맞이 맛이 확 들어버린 제철 과일 귤을 열심히 먹어야겠다.
호주 겨울 감기에는 약은 없지만 귤은 있다.
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