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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보통 Jan 27. 2020

우리 아가, 행복해?

우리 아이들의 진짜 대답을 언제나 알고 싶은 그 질문

Photo by MI PHAM on Unsplash



우리 둘째 딸은 20개월이 되었다.

만 4살의 첫째 아들 덕분에 우리 둘째는 말이 더 빨랐다.

14개월 때부터 말 비슷한 말을 했으니까

우리 첫째 아이보다는 빨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차근차근 배우는 단어를 늘려가더니 요즘에는

아니야 라는 말을 자신의 단어 목록 제일 맨 처음에 올려놓았다.

무슨 말만 하면 다 '아니야'라고 한다.


우리 첫째는 두 살 즈음에 no 병이 왔는데

우리 둘째는 벌써 아니야 병이 왔다.


첫째에게 물어보았던 것처럼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물어봤던 것처럼

우리 둘째에게도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가, 행복해?'


그러면 우리 아이들은

다행히 입버릇처럼 하는 '아니야' 대신에

'응' 하고 대답하면서 까르를 웃는다.


이 질문을 할 때는 뜬금없이 그리고 갑자기

아이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생각하지 않고 하는

진짜 대답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건강과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아무리 많고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건강하지 않고 행복하지 않으면

돈도 지위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돈이 많고 지위가 높고 유명해지는 것보다

그저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주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지 확인해 본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것은 내가 눈으로만 봐도 알 수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크고 있다.


행복한 것은 봐도 잘 모르겠다.

조금은 알 수 있지만 전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종종 물어본다.


아이들이 크면,

이 질문에 '아니'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때 내가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한없이 행복한 지금의 마음이

나중에 힘든 그 순간을 견디는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난 아이들에게 묻는다.


'아가, 행복하니?'


'응'이라는 대답을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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