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도시락 싸는 일과 애 픽업/드롭 말고는 별로.
아이 둘이 학교에 가니
요즘 내 육아는 너무 평안하고 편안하다.
개인적으로 미취학 아동은 몇 명이 있든 힘들지만
그 상황을 경험하고 나면
미취학아동 한 명 돌보는 것은
전혀 힘들지 않고 즐겁기까지 하다.
8년 경력자인 나에게
2살인 우리 셋째 아이는
마냥 귀엽고 즐거운 존재일 정도로
육아가 너무 쉽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호주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면 할 일이 거의 없다.
물론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와야 하지만
그것도 프렙 때나 그렇지
1학년때부터 애를 픽업/드롭오프존에서
차에서 내려주고 데리고 오면 돼서
차에서 내려오지 않아도 된다.
일 년에 2번 있는 부모님/교사 면담 시간을 제외하고는
별일 없으면 학교 내부 땅을 밟지 않아도
아이 학교 보내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실제로 친한 엄마 중 한 명은
아이가 5학년인데 교실을 모른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나야 아직 셋째가 어리고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데리러 가면 아이들이 여전히 좋아하고
나도 좋아서
차에서 내려서 학교에 아침/오후에 오가고 있지만
사실은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기는 하다.
13년 동안 도시락을 싸야 하는 것과
아이들 픽업을 해야 하는 것 빼고는
굳이 학교에서 엄마한테 봉사를 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없고
선생님이 나한테 연락을 할 일도 없으니
그렇게 할 일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그런지 내 주변 미취학아동들이 다 학교에 가고 나면
다들 직장을 어떻게든 구해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다른 학교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 학교는 일단 학교에 보내놓으니까
내가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좋다.
이제 우리 셋째만 학교에 가면
나도 마음껏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까 그렇다.
그때가 오면 이제 할 일은 다했다! 하고
홀가분하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내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이가 학교에 가기 전까지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아이와 함께한 소중한 5년은 정말 금방 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