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보통 Feb 22. 2020

아이가 야채를 좋아하게 만드는 법

아이 주변에 언제나 있게 그리고 엄마가 먼저 좋아하면 된다.

우리 아이들은 잘 먹는 편이다.

배가 고파서 이거 먹고 싶어라고는 안 한다.

2시간에 한 번씩 먹고 또 먹는데 배 고플 시간이 없어서 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은 야채, 과일, 두부 등을 좋아한다.

그리고 고기를 싫어한다.


그런데 우리 집에 또 누가 이러냐면, 내가 그렇다.


난 8년간 채식주의자였다.

소고기, 돼지고기 안 먹는 채식주의자였다.

그래서 고기 부위도 모르고

고기 요리를 할 줄 모른다.

할 줄 아는 고기 요리는 굽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고기 요리를 잘 안 한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가 야채, 과일을 좋아하는 것을 귀신같이 알아차렸는지 몰라도,

우리 아이들은 야채를 잘 먹는다.

우리 집에서 자주 먹는 야채는 오이, 브로콜리, 피망, 당근, 호박, 파, 양파 가 있다.

우리 둘째는 아직 뭘 몰라서 그런가 저 양파를 생으로 다 먹는다.

그것도 맛있게 먹는다.

우리 첫째는 오이, 브로콜리, 당근을 좋아한다.


맨 처음부터 이렇게 야채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안 먹어서 잘게도 줘보고 숨겨도 줘보고 했었다.

그렇게 했는데도 안 먹을 때도 있었다.

골라서 먹는다던가 먹다가 뱉는다던가 말이다.


그래도 별 걱정은 안 했다.

내가 좋아하니 나중에 아이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들은 좋아하기 마련이니까.


엄마가 좋아하고 엄마가 먹으면 아이들도 좋아하고 먹는다.


아이들은 엄마가 좋아하면 먹기 마련이다.

난 야채는 다 좋아한다.

주중에는 남편과 하는 식사시간 아침과 점심

그리고 주말에서 삼시 세 끼를 다 같이 앉아서 먹을 때

무조건 야채를 먹으면서 너무 맛있다 라고 감탄하면서 먹었다.

야채가 몸에 좋고 맛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시나브로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엄마가 좋아하니까

아이들이 좋아하게 된다.


야채는 아이들이 집기 쉽게 그리고 먹기 쉽게
접하기 쉬워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야채를 많이 먹는 시간은

남편의 퇴근 전에 요리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에 당근을 잘라서 놓으면

둘째는 이케아 이단 스툴을 가지고 와서 위에 딱 서서 기다린다.

그리고 요리를 하려고 자른 당근을 먹기 시작한다.

우리 둘째는 파랑 양파도 잘 먹는다.

생애 호박도 잘 먹는다.


그런 둘째를 보고 첫째도 놀다가 당근을 먹으러 온다.


그 사이에 나는 오이 6개를 자른다.

레바니즈 오이라고 물이 많은 오이를 6개 묶음으로 3불? 4불쯤에 파는데

그걸 사서 6개를 한꺼번에 오이 스틱으로 잘라서

통에 놓아두면 아이들이 놀면서 먹는다.

피망도 똑같이 스틱으로 잘라서 놓아두면

놀면서 먹는다.


덕분에 아이들은 요리하는 날 방해하지 않고

야채를 놀면서 먹는다.

난 아이들 방해 없이 요리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우리 아이들은

내 DNA를 가지고 태어나서

우리와 살면서 우리를 닮아갈 것이다.


아마 내 생활습관과 방식도 많이 닮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우리 엄마가 그렇게 집착했던

머들머들거리지 않는 깨끗한 바닥에 환장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야채를 먹이라면 이 방법처럼 쉬운 방법은 없다.

내가 안 먹는데 아이가 먹을 리가 없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데 아이가 좋아할 리가 없다.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좋아하게 하려면

엄마가 좋아하는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큼 쉬운 방법은 없다.


작가의 이전글 첫째가 둘째를 사랑하게 하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