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었던 반팔 옷들을 모두 정리해서 서랍 깊숙이 넣어야 할 만큼, 더웠던 여름의 공기는 어느덧 사라지고 제법 차가운 공기가 내 주변을 가득 맴도는 10월의 어느 날. 집 뒤 둘레길을 걷다가도 일 년 만에 찾아온 가을의 빛깔들이 내 시선과 발길을 사로잡아 한 시간 걸리는 둘레길 걷기가몇 번씩 지체되어 30~40분 정도더 늘어지는 것이 일상인 요즘이다.
어른들이 봄에는 '꽃놀이 가야지' , 가을에는 '단풍놀이 가야지' 하셨던얘기가 이젠 공감이 간다. 나도 점점 나이가 드는 건가?
때마침(?) 남편이 장기출장을 앞두고 있다. 남편은 나에게 "내가 출장 가 있는 동안, 또 어디 가지 말고!"라고 얘기하며 신신당부를 했다. "응. 알겠어.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라고는 했지만, 나는 이때다 싶어 아이들과의 '단풍놀이'를 계획했다. 늘 그렇듯, 늘 그랬듯 숲나들e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그때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탐방로가 있었으니 바로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얼마 전, 양구 DMZ 펀치볼둘레길에서 보았던 '부부 소나무'의 감동이 아직까지 내 마음에, 내 기억 속에 잔잔하게 남아있어 울진의 금강소나무 숲길이 더욱 궁금했다. 부부소나무가 이끈 금강소나무였다.
강원도 걷기 여행을 다녀와, 앞으로 걷는 것은 당분간 '중지' 시켜주시길 정중하게 부탁드린다며 아이들이 나에게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그런데 얘들아. 너희들이랑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은 꼭 같이 걸어보고 싶은데..'
아이들에게 이제는 free day 사용권도, 좋은 협상의 조건들을 얘기해도 넘어가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아이들을 유인(?)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는 아이들에게 울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덕구온천'을 얘기했다. 평소 첫째 아이의 아토피 피부로 경산에서 꽤 유명하고, 우리에겐 동네 목욕탕이기도 한 '상대온천'을 자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온천의 효능에 대해서는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고, 온천목욕을 하기 전과 후의 피부를 여러 차례 경험해 보았기에 협상의 가능성이 있었다. 다행히아이들은 덕구온천특히 딸기탕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협상은 체결되었다.
'휴우.. 협상 없이 한마음 한뜻으로 숲에 가는 날이 언젠가는 오겠지?'
금요일 오후 아이들의 학교수업이 끝나고 바로 울진으로 출발했다. 포항을 지나, 영덕을 지날 때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서 울진까지 차로 거의 3시간가량 걸리는데, 내리는 비로 거의 4시간이 걸려 밤늦게서야 우린 숙소에 도착했다. 유독 걷는 여행을 떠날 때면 '비' '흐린 구름'과 동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내일 걸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확률은 50대 50 내일 날씨만큼은 '비'와 동행하지 않기를, 하늘이 꼭 내편이 되어주길 바라며 잠이 들었다.
오늘도 알람진동에 눈을 떠,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재우기 위해서 아주 재빠르게 휴대폰 화면을 알람해제로 넘겼다.나는 일어나자마자 창문가까이로 다가가 바깥의 날씨를 확인했다. 맑은 하늘은 아니었지만, 하늘은 '내 편'이었다. 비가 오지 않아 내가 걷고 싶었던 금강소나무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행복해졌다. 그래서인지 새벽이었지만, 쌀을 씻고 아침과 점심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나에겐 걷는 여행만 떠나면, 없던 힘도 생기는 신묘함이 있는 것 같다.
금강소나무 숲길(4구간 대왕소나무길)의 출발지까지 가는 데는 우리 숙소에서 거의 50분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일찍 서둘렀다. 이른 아침이라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로 차 안의 공기가 굉장히 차가웠다. 10월이지만 털모자와 털장갑을 착용하고, 나는 혹여나 아이들이 추워할까 봐 히터를 틀었다 껐다를 반복하며 점점 깊어지는 울진의 산 자락 안으로 들어갔다.
숲길의 탐방시간이 9시인데, 우린 8시 30분쯤 출발지의 공터(작은 주차장)에 도착했고 채비를 하여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다. 마침 해설사 선생님께서 전날 도시락을 예약(현재 1개당 1만 원) 하신 분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시며 인원체크를 하셨고 오늘은 숲길을 탐방하는 인원이 많아 1차와 2차로 나눠 출발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다.
나와 아이들은 1차로 출발하는 팀에 배정이 되어, 8시 40분쯤 어른 25~30분들과 함께 대왕소나무 숲길을 출발했다. 오늘 우리가 걸을 코스는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중 '4구간 대왕소나무길' 왕복 10.48km로 평균 5시간 정도 소요되며, 너삼밭 - 대광천 - 아래새재 - 썩 바골폭포 - 대왕송 - 조령성황사 - 대광천 - 너삼밭으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대왕소나무 숲길의 초입은 징검다리를 걷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아주 큰 돌덩이를 줄 세워 놓은 듯한 징검다리였는데, 바위의 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내린 비로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혹여나 미끄러질까 봐 한 발짝씩 조심하며 돌다리에 발을 내디뎠다. 돌다리를 건너자 온통 가을의 색으로 물든 숲으로 들어갔다. 질퍽한 길 위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 있어, 흙의 질퍽한 느낌보다 쌓인 낙엽의 폭신함이 더 크게 다가왔던 걷기 좋은 평지길이었지만, 간혹 낙엽 아래 숨어있는 돌을 잘 못 밟았다간 쭈욱 미끄러지는 건, 한 순간일 수도 있을 것 같은, 오늘만큼은 험할 수도 있는 길이었다.
오늘 걷는 대왕소나무 숲길은 나와 아이들만 걷는 것이 아닌, 선생님과 산을 오르는 여러 사람들이 다 함께 걷는 것이라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우린 가장 마지막 차례로 줄을 서서 선생님과 어른들을 따라 숲길을 걸었다.
그런데 숲길을 걷기 시작하며 느꼈던 부분이 '생각보다 선생님의 걷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걷기 시작한 지 30~40분쯤 지났을 때 앞서가던 어른분들 중 여섯? 일곱 분? 이 앞사람들 따라가기가 조금 힘이 들어서 천천히 뒤에 가야겠다며 나와 아이들을 보며 먼저 앞서 가라고 했다.
점점 경사가 있는 오르막 숲길을 걸으며 그분들이 조금씩 뒤쳐졌지만 금방 따라오실 것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걸었고 드디어 첫 번째 휴식장소에 도착을 했다.
선생님께서는 대왕소나무길에 있던 '참나무'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참나무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들이며, 참나무의 종류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로 총 여섯 가지이고 각각 나무와 잎모양도 다르고, 도토리의 모양도 제각각 다르다고 말씀해 주셨다. 대왕소나무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참나무는 신갈나무이고 휴식장소 주변나무에 자라나 있는 버섯들을 가리키시며 신갈나무에 버섯이 특히 잘 자라는 특징이 있다고 알려주셨고 다양하고 가치 있는 진짜 나무라는 뜻에서 '참'나무라고 불린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설명이 끝나고 다시 걸을 채비를 하려는데, 그때 뒤처져 걸으셨던 분들이 휴식장소에 도착했다. 선생님께서는 "일행들과 같이 가야지. 이렇게 뒤쳐져서 걸으면 안 돼요."라고 하시며 지금부터는 무조건 같이 붙어서 걸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또다시 숲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허벅지근육이 끊어질 만큼 경사가 심한 오르막이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나와 아이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어른들이 가뿐 숨을 내쉬며 힘들게 산을 올랐고 뒤에 따라오던 어른들은 또다시 뒤처졌다.
내린 비로 인해 길이 많이 미끄러워서, 오르는 것이 더욱 힘들었고 참기 힘든 고비가 나의 온몸에 계속 전해졌다. '언제 이 오르막이 끝이 나나'라는 생각을 하며, 그럼에도 뒤처지면 안 된다는 불안한 마음에 마지막 남아있는 힘까지 모두 쥐어짰을 때, 우린 드디어 '대왕소나무'에 도착했다. 출발한 지, 2시간 만이었고 선생님께서는 30~40분 동안 쉬지 않고 극도의 경사진 오르막을 단번에 오르셨다. 그 길의 끝에 있던 '대왕소나무'를 마주하며 자연스레 허리가 숙여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숲 길이었다.
정신없이 힘겹게 올라온 숲 길이라, 600년 '대왕소나무'는 더욱 소중한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대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웅장하고 기품 있는 소나무의 모습이었다. 빠르게 움직이던 구름을 배경으로 우뚝 서있는 대왕소나무는 한 폭의 그림 같기도 했고, 신비롭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허전해 보였던 소나무 한쪽과 주변의 모습들. 선생님께서는 어떤 사진작가가 600년 대왕 소나무의 사진촬영을 위해 몇 차례에 걸쳐 주변 소나무들과 활엽수들을 무단으로 베어냈다고 말씀하셨고, 그렇게 찍은 대왕소나무의 사진을 사진전시회에 전시도 했으며, 비싼 값에 팔기도 했다고 하셨다. 그런데 사진작가는 무단벌목의 명목으로 500만원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끝이 났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500만원? 한 개인의 만족과 성취를 위해 벌인,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이 벌금 500만원으로 끝날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가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주어진 자연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에겐 나무 몇 그루 베어내는 것은 같잖을 만큼 우습겠지만, 주어진 자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겐 500만원은 어림도 없을 금액일뿐더러 더욱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제작했다는 것에 대해, 사진작가에게 작품만큼 자연을 향한 깊은 애정은 없었던 건지, 그로 인해 자연보다 더 소중히 얻은 것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그 또한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허탈하고 속상한 마음이 컸지만, 몇 달 전 울진과 삼척에 난 산불이 이곳까지번지지 않았던 것을 마음에 위로로 삼으며 대왕소나무를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대왕소나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마치시며 선생님께서는 점심을 먹고 휴식할 수 있는 '30분'의 시간을 주셨다. 정확히 30분 후 하산할 거라고 말씀하셨고 우리는 대왕소나무 앞 데크에서 점심도시락을 먹었다. 올라오며 땀이 났던 것이 식으며 차가웠던 날씨가 더 쌀쌀하게 느껴졌지만, 대왕소나무 앞에 앉아 대왕소나무를 보며 먹었던 점심은 잊을 수 없을 만큼 소중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점점 하산할 시간이 다가왔고, 그 쯤 우리 뒤에 걸으셨던 분들이 힘겹게 대왕소나무 데크에 도착했다. 선생님께서는 그분들이 점심을 먹는 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 2차로 올라오시는 분들과 함께 내려오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서둘러 준비를 하여, 우리는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을 시작함과 동시에 선생님의 걸음걸이는 올라올 때의 속도보다 더욱 빨랐다. 우린 올라올 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분들께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어른들 뒤편에서 걸었고, 젖은 낙엽들과 돌들로 내려가는 길이 많이 미끄러웠지만 최대한 조심해서, 최대한 빠르게 걸었다. 선생님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앞만, 땅만 보며 정신없이 걸었다.
그런데 하산을 시작하며 쉬지 않고 40~50분 정도 걸었을 때쯤, 우리 앞에 걸어가시던 어른 세 분이 따라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나와 아이들 뒤로 걸어야겠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그분들이 우리 뒤편으로 걷고 계셨고, 우리는 열심히 선생님을 따라갔지만, 우리보다 앞서 걸어가셨던 한 두 분만 우리 시선에서 보일 뿐 선생님은 보이지 않으셨다.
나는 마음속으로 '선생님.. 제발.. 조금만 천천히 걸어주세요...'를 몇 번씩 속으로 생각하며 걸었다.우리의 속도가 '절대 느린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과 선두에 걸으셨던 어른분들을 뒤따라가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고 미친 듯이 쫓아가던 찰나, 나는 내리막길에서 젖은 나뭇잎에 미끄러져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나를 본 아이들은 깜짝 놀랐고, 내 엉덩이는 젖은 나뭇잎들과 진흙으로 똥을 밟은 것처럼 똥범벅이 되었다. 몸이 다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아... 내가 이러려고 여길 왔나.'
숲을 걸으며 '비와 구름'을 동반하며 걸었던 적은 있었어도, 이렇게 마음이 조급한 채로 '화와 짜증'을 동반하며 걸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금강소나무 숲길을 아이들과 함께 걸으며 아름다운 가을 숲을 온전히 느끼고 싶었는데, 앞서 걸어가셨던 선생님과 어른분들이 점점 우리와 멀어져 가듯, 내가 생각했던 가장 소중한 것들도 우리와 모두 멀어져 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빨리 걸어가는 것만, 빨리 도착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은 선생님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선생님과 우리 앞쪽에 걸어가던 어른들 한 두 분마저도 더 이상 우리의 시선에 보이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새벽까지 온 비로 낙엽이 다 떨어져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숲인지도 간혹 헷갈려, 아이들은 더욱 불안해했다.
"얘들아. 너희들 많이 힘들지? 우리 뒤에 따라오시는 분들도 있으니까, 거리를 두고 걷더라도 우리 그분들이랑 같이 내려가자..."
"엄마... 근데 넘어진 거 괜찮으세요?"
"응. 엄마 괜찮아. 그런데 엄마 마음이 안 괜찮아. 사실 좀 속상해. 엄마는 너희들이랑 금강소나무 숲길을 마음으로 느끼면서 걷고 싶었는데 이번엔 그렇게 걷지 못한 것 같아서.."
그때부터 나와 아이들은 뒤에 오시는 분들과 함께 숲길을 걸었다. 나는 그제야 조금씩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산을 오르면서 온전히 느끼지 못했던 나와 아이들만의 가을 금강소나무 숲. 하마터면 자연 속에 있으면서 지금 내 시선에 보이는 아름답고 귀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할 뻔했다.
하늘에 닿을 듯 길게 뻗어있는 나무들, 그 사이로 들어오는 따뜻한 가을빛, 금강소나무와 여러 활엽수들의 숲 냄새, 솔잎과 낙엽이 만들어 낸 가을 융단, 그 위를 사뿐사뿐 걷는 포근한 발걸음의 느낌, 대왕소나무만큼이나 지나온 세월이 오래된 금강소나무를 안아보며 느꼈던 소나무의 숨결, 고요한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까지..
'금강 소나무 숲'에서 느껴보았던 아름다운 모습들로 우리 마음속에 안정감과 편안함을 찾으며 숲길 걷기를 마무리했다. 우리가 4구간 주차장에 도착했던 시간은 오후 1시였고 앞서 걸어가셨던 분들은 주차장 벤치에서 대부분 쉬고 계셨으며, 선생님은 보이지 않으셨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 '대왕 소나무길'을 걸으며 선생님과 앞서 걸어가셨던 어른분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나와 아이들은 있는 힘을 다해 부지런히 걸었다. 그러며 나의 마음속에 몇 번이나 되뇌고 또 되뇌었던 말.
걸음은 빠르게 걷더라도, 마음만은 천천히 걷기를..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힌디어로 डायरे जलेमैन )
Dire Dire Jalemanne 디레디레 잘 레 만느
대왕소나무 숲길을 걷고 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찍은 사진.
전 날 내렸던 비로 미끄러웠던 가을 숲 길을 걷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더욱 걱정해 주며 함께 동행해 준, 나연이 나예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