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완희 Jun 15. 2024

20화 우리'부부'도 '부부'소나무처럼

양구 DMZ 펀치볼 둘레길 '오유밭길(도솔숲길)'

[ prologue ]


 더운 여름이 다가오려는 듯, 저녁이 되어도 발그스름한 늦은 오후의 하늘자국이 남아있던 6월의 어느 날, 때는 2008년이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1년간 나만의 휴식기를 가지며 버킷리스트였던 유럽과 호주로 두 달간 배낭여행도 다녀오고,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던 시기였다. 어느 날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고 친한 언니가 급하게 내 자리로 왔다.


"완희야. 니 오늘저녁에 시간 되제?"

"왜. 언니야 무슨 일 있나?"

"은영이가 갑자기 시간이 안된단다. 네가 대신 가야겠다."

"어디?"

"걔네들 만나러."

"나는 별로 안 가고 싶다. 그런 데."


 그런 데는 바로, 친한 언니가 썸 타는 남자를 만나러 가는 곳이었는데 각자 한 명씩을 더 데리고 나와 술을 마시는 곳이었다. 나는 술을 좋아하지도 마시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모르는 남자들과 만나 술 마시며 얘기하는 게 싫어서 나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언니의 간절한 부탁(썸 타는 남자와 잘 돼야 한다며)으로 결국 언니를 따라가게 된 곳. 


 그곳에서 처음 그를 만났다. 친한 언니와 썸 타는 남자의 친구로 따라 나온 그 사람. 갸름한 얼굴형에 약간 그을린 피부, 안경을 써서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지 눈은 굉장히 작았고, 얼굴전체에 점이 많았던 그. 딱 봐도 내 이상형과는 거리가 아주 멀었다.

자리에 앉다 보니, 나는 그와 맞은편에 앉게 되었고 그는 물을 마시며 나를 쳐다보다, 입으로 들어가야 하는 물이 옆으로 다 새어 나와 옷과 테이블에 물을 흘리기도 했다.


'으흑..'


 나는 친한 언니의 썸 타는 남자와 따라 나온 그 남자, 모두 별로였다. 많이 놀아본(?) 남자들 같았다. 몇 시간이 흘러 자리에서 일어났고, 썸 타는 남자는 친한 언니를 데려다준다며 따라갔고, 나도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데 그가 나를 보며 이렇게 말을 했다.


"완희야. 우리 조금 걸을래?"

"왜?"

"같이 걷고 싶어서."

"..... "    


 그렇게 우리는 길의 한 블록을 같이 걸었고, 걸으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두 블록을 걷게 되고, 세 블록, 네 블록을 걷게 되어 결국 그가 우리 집 앞까지 나를 데려다주었다.


"완희야. 혹시 전화번호 알려줄 수 있나?"

"그건 조금... 미안.."

"동갑이니까 편하게 친구로 지내면 안 되나?"

"..."

"편한 친구로."


 한참을 고민하다, '친구'라는 말에 나는 그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고, 그의 끈질긴 구애 끝에 우린 연인사이가 되어, 뭐에 덮어 씌였는지(?) 1년 6개월의 연애 끝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 남자와 나 사이에 태어난 사랑스러운 두 딸아이들.. 그런데 오늘도 그 남자의 딸들이(내 딸이기도 하지만) 아니랄까 봐.. 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침부터 짜증을 한 바가지, 아니 몇 바가지를 쏟아내는지... 강원도여행은 대체 누구를 위한 여행이냐며 여기(첫째 아이) 저기(둘째 아이)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더 이상 걷지 않는) 여행을 통해 휴식하려는 아이들과, (걷는) 여행을 통해 휴식하려는 엄마와 '휴식 전쟁'.

아이들도, 엄마인 나도 '인생 처음' 강원도 여행을 하다 보니 서로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원도여행을 하며 첫날 대관령 삼양목장 외에 정선오일장, 오죽헌, 강문해변, 곰배령, 두타연이었으니.. 그리고 오늘 이곳을 가니 더욱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들아. 오늘만 같이 걸으 엄마가 'free day' 사용권 줄게."

(*free day 사용권은 하루종일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원하는 음식사용권이다. 강원도 걷기 여행을 잘 수행하고 있기에 사실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free day의 조커(Joker)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던 강원도 걷기 여행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할 그곳은... (두구두구두구..)


바로, 양구 'DMZ 펀치볼 둘레길'이다.


 이른 새벽도 아니고  날씨가 흐린 것도 아닌데, 안개가 옅게 내려와 있는 여긴 DMZ 펀치볼둘레길 (오유밭길/도솔숲길)의 출발지점인 'DMZ 자생식물원' 주차장이다.

여행을 와서 '느지막이 일어나 서두르지 않고 아침을 먹는 것'이 소원이라고 얘기하는 두 딸아이는 엄마의 걷기 사랑으로 오늘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섰고, 등산가방을 메고 등산용 장갑을 착용한 채, 익숙한 듯 어른들 뒤편에 서있다.


 두타연과 마찬가지로, DMZ 펀치볼둘레길 또한  '숲길등산지도사분들(선생님)과 동행'해야만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시간이 되어 선생님께서는 인원체크를 하며 한분씩 인사를 나누셨고, 출발하기 전 모두 함께 준비체조를 가볍게 하며 둘레길 걷기를 시작하는 막을 올렸다.


 DMZ 펀치볼 둘레길의 4코스 중, 오늘 우리는 오유밭길(21.12km)의 단축코스 '도솔숲길' 걷는다.

DMZ자생식물원 - 부부소나무 - 성황당 - 만대저수지 - DMZ자생식물원 (총 9.2km/ 평균 4시간소요)

※ 숲길등산지도사분과 참여인원에 따라 '도솔숲길'이라도 출발지와 코스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출발지였던 국립 DMZ자생식물원을 벗어나자, 연기가 피어오르듯 하얀 안개를 보며 내 마음 또한 설레는 마음이 피어올라 연기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늘 여행책에서 아스팔트 길을 걷는 사진이 나오는 장면은 대부분 '국토종주'를 하시는 분들이 많았던 기억이 떠오르며 아이들과의 '국토종주'를 꿈꿔보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걷는 것이 너무 힘들 것 같으면 자전거를 타며 국토종주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을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DMZ 펀치볼둘레길을 걷고 있는 아이들이 엄마를 아주 매섭게 째려보며 눈 펀치를 날릴 수도 있으므로.   


 오르막의 아스팔트길을 쉬지 않고 부지런히 30분 정도 오르자 온몸에 더운 열기가 생겨 땀이 나고 숨이 가빠졌지만, 선생님께서 역삼각형의 '입산금지. 지뢰' 팻말이 붙여진 철문을 열자 약간의 서늘함이 내 몸에 감돌았다. 출발 전, 둘레길의 정해진 길 외에는 용변이 아무리 급해도 숲 안에서 '절대' 볼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고 하셨던 말씀이 떠오르며 이곳이 최북단의 숲길임을 실감 나게 했다.


 지금부터 우리가 들어가는 이 숲은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 내에 조성된 숲길로 6.25 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폭탄 파편과 수많은 무기들이 쌓여 고립되고 통제되었던 땅으로 미확인 지뢰지역과 인접된 지역이기도 하다. 우린 한 사람이 지나갈만한 너비로 나있는 길을 따라 천천히 숲 안으로 들어갔다.


 철조망 안으로 들어간 둘레길 숲의 첫인상 긴장하고 움츠려있던 내 마음과는 다르게, 평온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꼈다. 나무사이로 들어오는 아침햇살이 너무나도 빛났고, 무엇보다 숲 '향'이 강하게 나의 코를 자극했다. 사람들의 손을 타지 않은 '원시림' 특유의 숲 향, 이곳의 피톤치드는 아마 기준치 초과로 나올 것이 분명하다. 피톤치드 향을 맡으며 꼬불꼬불 좁은 숲길을 오른 지 10여 분 만에 우린 아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 꼭대기에 도착했다. 이곳은 '부부 소나무 전망대'.


 멀리 환상적인 펀치볼 해안마을이, 그리고 펀치볼둘레길에서 '부부 소나무'로 불리는 소나무 두 그루도 함께 보였다. 낮게자라고 있는 풀들 사이에 우뚝 솟은 부부 소나무.

나무 한 그루만 있다면, 외로워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며 우린 부부소나무와 해안마을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천천히 전망대 쪽으로 다가갔다.


 보통의 소나무보다 나무의 몸체 지름이 조금 짧은 듯  느껴졌지만 하늘로 높이 뻗어있는 소나무 두 그루였다. 선생님께서는 6.25 전쟁으로 인해, 전쟁에 참전하셨던 분들 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전쟁의 아픈 흔적이 남아, 이곳엔 다른 곳보다 오래된 나무가 많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세상이 변해가며 생긴 자연의 아픈 흔적들이 잘 아물어 건강히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작게나마 해보았다.



 부부소나무 앞으로 펼쳐진 해안마을의 풍경. 어떻게 이런 오목한 분지 지형으로 생길 수 있을까. 너무 신기했다. 정말 수박화채그릇을 닮아있었던 펀치볼 해안마을.

이 펀치볼 모양 해안마을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선생님께서는 아주 예전엔 이곳이 '호수'였을 거란 말씀을 하셨다. 시간이 흘러 호수에 물이 빠지면서 생긴, 늪에 뱀이 많아졌고 조선시대 때 어느 스님의 권고로 돼지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뱀이 사라졌다고 했다. 이때부터 돼지(돼지. 해 亥)가 마을의 안녕(편할 안.安)을 가져왔다고 해서 해안마을로 불리게 되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고 하셨다.


5학년이었던 첫째 아이의 일기 중, 어느 한 부분


 그 날저녁 첫째 아이는 펀치볼 모양의 분지 지형을 보며 '백두산 천지' 같았다는 내용을 일기장에 적었고, 마지막에 펀치볼 해안마을을 그렸는데, 내가 아이의 일기를 보며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해안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부부소나무 두 그루도 함께 그려져 있었다는 이었다. 연필로 진하게 표시해 두었던 부부소나무 두 그루가 왜 그렇게 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언뜻보기에 나와 남편같았다.


 

 부부 소나무와 백두산 천지 같았던 펀치볼의 해안마을을 뒤로하고 우리는 또다시 숲길을 걸었다.

첩첩산중 더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는 선생님과 어른들 뒤로 차분히 따라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와 반대로 아이들은 불만 섞인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걸었을 수도 있다. (실제 아이들은 앞서 걸으며 free day 얘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이토록 사소하고 단순한 걷기를 통해, 걸으면 걸을수록 맑아지는 마음을 느끼게 되는것 같다. 또한 '숲길'에서 내 '살 길' (삶의 길.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중이다. 아이들도 지금은 '내가 왜 힘들게 걸어야 해?'라는 의문과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나는 아이들이 자연 안에서 걷는 것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힘과 지혜의 마음을 얻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니 산 넘어 해안마을 안에 담긴 안개가 조금 보였다. 살짝 하늘색이 감도는 안개가 해안마을을 다 걷힐 때까지 내 눈으로 담고 싶었지만, 우리는 또 걸어가야 할 길이 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선생님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온몸으로 하늘의 햇볕을 받았던 순간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제는 숲 안의 나무들 사이로 걷다 보니 온몸으로 나무의 그늘을 받아서인지 땀을 내며 걷는데도 그리 덥지 않았다.

아이들과 숲을 걷는 동안 처음 보는 신기한 식물들과 꽃들이 많이 보였다. 차례차례 줄지어 둘레길을 걷다 보니 따로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나는 식물들과 꽃들에 대해 궁금함이 생겼다. 며칠 전 곰배령을 걸었을 때도 식물들과 꽃들을 보며 신기하다 여겨졌었는데 하나씩 알고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길 옆. 돌 틈, 한쪽 구석에서 작게 피어나 자라고 있는 식물들이 모두 내 마음같이 느껴지고, 특히나 미확인 지뢰지역과 인접해 있고 민간인출입통제 지역이기도 한 이곳에 피어있는 꽃들이라 그런지 생명력이 한참 지속되어 오래 피어있기를 바랐다.


 DMZ 자생식물원에서부터 부부 소나무 전망대를 지나 능선까지 걸었던 시간이 거의 1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숲 안으로 들어오며 거의 3시간가량 걷고 쉬고를 반복하며 숲 길을 걸었다. 이제 시간은 오후 1시를 앞두고 있고, 내 뱃속에서는 6.25 전쟁을 방불케 하는 꼬르륵 전쟁을 앞두고 있다.   


 우리가 걸었던 DMZ 펀치볼둘레길은 30명 이상 (2024.6.15일 기준 현재 20명/ 1인 기준 1만 원) 숲밥을 신청하면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우리는 신청을 하였는데, 둘레길 걷기를 예약하신 분들 중 숲밥을 드시고 싶지 않은 분들이 계시다고 하여 기본인원이 맞지 않아 아쉽지만 우린 숲밥을 먹어보지 못했다. 양구의 유명한 시래기국과 보드라운 나물들이 아주 환상적인 맛이라고 해서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강원도로 다시 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길을 다 걷고, 만재저수지를 지나 우리가 출발했던 DMZ자생식물원 쪽을 걸어가는 길은 그야말로 '땡볕'의 길이었다. '완연한 가을 땡볕' 따가워도 너무 따갑고, 더워도 너무 더웠다.


 오전 9시 20분부터 오후 1시가 넘도록, DMZ 펀치볼둘레길을 열심히 걸었던 아이들. 우리와 함께 걸었던 어른분들 모두, 체력이 너무 좋으셔서 걷는 속도가 빨라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도 엄마와 함께 있을 땐 엄살이 덜한 편인데, 오랜만에 본 아빠와 함께 숲 길을 걸어 아이들의 엄살이 더 심해진 것 같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기대고 싶은 무언가가, 아빠는 걷는 여행을 하며 아이들의 힘들었던 마음을 받아주고 싶은 무언가가 있나 보다.

그게 '사랑'이라는 거겠지.





[  Epilogue ]


 나와 아이들이 강원도여행을 떠나고 며칠간 그는 퇴근 후 자유를 만끽했다고 했다.


왼쪽(9월 27일), 가운데(9월 28일), 오른쪽(9월 29일)


 첫째 날은 오븐구이치킨과 떡볶이, 둘째 날은 마트에서 파는 전어회와 뒷고기를 굽고, 셋째 날도 밀치회와 막창을 구웠다. 그가 좋아하는 돼지고기와 회 그리고 치킨과 떡볶이, 빠질 수 없는 알코올까지 매일 파티를 했다.

하지만 맛있고 좋아하는 음식만으론 그의 적적함을 달래줄  없었던 것 같다.


"완희야. 내가 내일(금요일) 양구로 갈까?"

"왜?"

"집에 돌아올 때 5시간 넘게 혼자 운전하는 것도 신경 쓰이고, 주말에 집에 혼자 있으면 뭐 하노. 같이 있고 싶다."

"그럼 와. 같이 자."


 결국 급하게 예매가능한 기차표와 버스표를 끊고  칼퇴근(?) 아닌 것 같은데.. 회사에서 도망(?) 치듯 '동대구역으로 가는 택시', '서울행 기차', '양구행 고속버스'에 차례로 올랐고, 6시간 만에 강원도 양구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어, 둘레길도 함께 걷게 되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직장을 다니고 있었던 그와는 다르게 나는 공부를 하고 있었고 앞으로의 미래가 또렷하지 않은, 정해지지 않은 불안정한 상황이었는데 그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 주완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주완희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해 주고 아껴주었다. 늘 한결같이 나를 사랑해 주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언제 다시 이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던 인생의 찰나였다. 그와 연인이 되고, 나 또한 바라던 직장에 다니게 되었을  나보다 훨씬 더 좋아하며 축하해 주고 응원해 주었던 그였다. 나에게 그는 흐렸던 하늘 속, 한줄기 내려오는 빛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함께 살면서, 비록 서로에게 실망한 적도 서로를 미워했던 적도 있었다. 어떻게 한없이 좋은 시간들만 머물러있을 수 있을까.


'부부' 소나무 아래, 전쟁의 아픔과 아름다운 해안마을이 함께 공존하는 것처럼,

우리 '부부' 아래, 삶의 힘든 시련과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이 함께 공존해있고,

흐르는 시간 속에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부부'소나무처럼,

우리도 생이 끝나갈 때까지 늘 함께하는 '부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젠 내가 너에게 얘기할게.

"편한 친구대신, 편한 친구 같은 '부부'로 평생 지내면 안 돼?"


 



 걷고 또 걷는 강원도 여행을 하며 산을 오르고, 둘레길을 걷는 것이 많이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엄마와 함께 동행해 준, 나연이 나예 너무 고마워.






아이들과의 열아홉 번째 여행 중, 어느 한순간.



 우리의 걷기 여행은 계속 진행된다.






[ DMZ펀치볼 둘레길 탐방예약 ]

'DMZ펀치볼둘레길' 지역의 특성상 숲길등산지도사를 동반하지 않으면 탐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 내에 조성된 숲길로, 미확인 지뢰지역과 인접된 지역으로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인터넷 예약 : 숲나들이 https://www.foresttrip.go.kr/main.do

전화문의: ☎ 033) 481-8565

탐방인원: 1일 2회(오전 9시 20분, 오후 1시 20분), 하루 100명만 탐방 허용 (선착순)/ 월요일, 화요일, 법정공휴일은 운영하지 않음.


[ 탐방로 ]

1. 평화의 길 : 원점회귀 14.0km (약 5시간 30분 소요)

안내센터-청용안-산채군락지-와우산-월경금지판-대형벙커-동막동마을-정안사-안내센터


2. 오유밭길 : 원점회귀 21.12km (약 7시간 30분 소요)

안내센터-해안재건비-동막동마을-지뢰밭길-상상바위-구도로(쉼터)-부부소나무-송가봉-성황당(쉼터)-야생화공원-형제나무-안내센터


3. 만대벌판길 : 원점회귀 21.9km (약 7시간 30분 소요)

안내센터-구시장-귀롱삼거리-만대 2교-냉장쉼터-DMZ자생식물원-성황당(쉼터)-먼멧재분기점-쌍솔-귀롱삼거리-안내센터


4. 먼멧재길 : 원점회귀 16.2km (약 6시간 소요)

안내센터-구시장-귀롱삼거리-먼멧재분기점-전차방호벽-먼멧재봉-군헬기장-서화옛길-지뢰지대-물골교-안내센터




이전 19화 19화 무시래기 무시래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