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나는 나의 아이와 놀이터에서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웹디자인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점심시간에 잠깐만 시간을 내어 아이를 놀이터에서 놀게 해 줄 수 있었고 점심시간이 끝나가서 나는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한참 놀이에 빠진 아이는 도무지 집으로 가려고 하지 않았다.
4살인 아이를 놀이터에 혼자 둘 수도 그렇다고 함께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지인에게 맡기기에도 미안해서 나는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려고 아이를 설득하고 있었는데 화창한 봄날에 재미있게 놀던 아이에게 집으로 들어가자고 하는 말은 용납되지 않는 말이었을 것 같다.
아이는 엄마가 싫다고 혼자서 놀이터에 있겠다고 나에게 말을 했고 엄마가 싫다는 말을 들은 나는 서러움이 밀려왔다.
아마도 나는 육아와 회사일에 지쳐있어서 마음이 더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아이의 "엄마가 싫어, 혼자 여기 있을래!"라는 소리가 너무 서운하게 들렸다. 아이에게 그러면 엄마 혼자 집으로 간다고 말을 하고 집으로 가는 척을 하는데도 아이가 꼼짝하지 않고 그네를 타고 있었다.
나는 몇 발자국을 걸어가다가 나도 모르게 울음이 나서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지인은 내 아이에게 가서 달래면서 집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을 하고 있는데 나에게 이모라고 부르는 지인의 3살 아이가 나에게 뛰어와서 쪼그려 앉아서 울고 있는 나를 두 팔을 벌려서 안았다.
그 3살 아이는 나를 자신의 작은 품에 꼭 안으면서 내 등을 말없이 토닥였다. 나는 울다가 놀라서 아이의 얼굴을 보니 다시 아이는 나를 꼭 안아주면서 말을 했다.
"이모, 괜찮아, 괜찮아."
나를 꼭 안아주면서 괜찮아라고 말을 해주는 3살 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나에게는 위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