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라하의 별 Jun 21. 2021

그 기억이 아이에게 위로를 주는  힘이 되기를

© satyatiwariphotography, 출처 pixabay


요즘 중학생들은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대부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학교에서 중간, 기말고사 시험 보는 것이 사라진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 자유 학년제를 지나서 자유롭게 학교생활을 지내다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학교의 필 고사에 적응하느라 힘이 듭니다.

아이들만 힘든 것이 아니라 학교의 필 고사의 부재로 그동안 마음 편안하게 지냈던 아이들을 달래가면서 "시험기간"에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을 습관을 들이느라 부모님들의 마음도 바빠집니다. 오늘처럼 아이들이 등교한 날은 아침에 또래 엄마들의 전화를 종종 받게 됩니다. 보통은 아이들이 너무 공부 안 하고 놀려고 해서 힘들다는 전화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님의 걱정을 듣고 오히려 더 화를 내어서 말도 조심스럽게 하게 된다고 나의 지인들은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어른보다는 감정 조절이 힘든 아이들은 화를 내기도 하고 토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빼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오히려 서운해하기도 합니다. 중학교 성적으로 고등학교 진학이 정해지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마음은 애가 타고 사춘기 아이들은 그런 부모님이 서운한 것입니다.

나의 집 복도는 길어서 5단짜리 책장을 벽 길이에 맞춰서 세워놓고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정리해 놓았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등교하는 날은 나에게도 "자유의 시간"이 주어져 그곳에서 오늘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오곤 합니다. 그 책장에 아이가 어렸을 때 사진들을 액자에 넣어서 진열해 둔 곳도 있습니다. 내 아이의 아가 때와 어린이일 때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참 많이 컸네, 이렇게 잘 자라준 아이가 기특도 하지"라는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지금 공부가 잘 안된다면서 토라지는 아이가 귀엽게 느껴져 아이를 달래주려고 애쓰느라 피곤했던 나의 마음에도 따뜻한 온기로 채워집니다.

사춘기인 아이가 감정 조절이 힘들어서 토라질 때 그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봐 준다면 아이는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아이가 토라질 때 그냥 가서 안아줍니다. 아이를 꼭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토닥해주면 아이는 본인이 왜 토라졌는지도 잊은 채 내 품에 안겨서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 웃게 됩니다. 키만 어른처럼 큰 아이는 아직 마음에는 "어린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세상에서 본인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그 순간에


아이가 따뜻한 부모의 품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 기억이 아이에게 위로를 주는 힘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