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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하의 별 Mar 14. 2022

봄비 내리는 날에 커피와 책

일요일 아침에 비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봄이 한층 더 가까이에 온 것만 같았다. 그리고 산불이 난 동해에 진화할 수 있는 봄비라서 매우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하지 않는 공간에서의 조용함이 나는 아직 낯설다. 아이는 학교 기숙사에 있고 이렇게 신랑이 출근하는 일요일은 평일보다 그 적막감이 더해지는 것만 같다. 비 내리는 소리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신랑이 출근하기 전에 원두를 갈아 에스프레소로 내려놓은 커피를 마시면서 나는 하루를 시작하였다.


© lilartsyphotography, 출처 pexels                                           

나는 책을 꺼내어 들고 창밖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아이가 고등학교 기숙사로 입소하기 전에 나에게 선물로 주고 간 문화상품권으로 얼마 전 나는 책들을 구입을 하였다. 그중에서 토요일에 배송받은 책을 한 권 꺼내 읽으면서 나는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초등학교 시절과 중학교 시절 내내 학교에서 이런저런 상장과 상품을 받아왔다. 상품은 주로 문화상품권이었다. 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문화상품권을 가져다주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너무 뿌듯해하면서 나에게 선물을 내미는 아이의 얼굴은 눈이 부신 햇살처럼 반짝이고 예쁘게 보였다.


아이가 초등학교 때 그림을 잘 그려서 받은 최우수 상장과 상품권은 30만 원이나 되었다. 아이에게 분명 큰돈이었는데도 아이는 그때 망설이지 않고 전부 나에게 선물하였다. 아이가 중학교 때는 한 번에 큰 금액의 상품권을 받은 것은 아니었지만 중학교 3년 동안 받아온 문화상품권을 모아보니 아래와 같았다.


아이로부터 선물 받은 문화상품권, 상품권으로 구입한 책들

나는 아이가 집에 없는 지금의 시간에 아이로부터 선물 받은 문화상품권으로 마음에 드는 책을 사서 읽고 있다. 아이는 나에게 상품권을 아끼지 말고 읽고 싶은 책을 구입하라고 말을 하였다. 고등학교 때도 반드시 상품권을 학교에서 많이 받아오겠다고 말하는 아이의 너스레에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아이의 허풍이 귀엽게 생각이 되었다.


아이는 나에게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보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선물하였다.



신랑과 아이의 마음이 담긴 커피와 책은 나에게 친구가 되어주었다.



항상 함께하지 못해도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의 힘으로


각자의 시간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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