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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by 주원

정상가족 2부를 마무리하려 한다. 매주 한 편씩 글을 올리는 것이 좋았다. 수요일 아침 눈을 뜨면 부리나케 컴퓨터에 앉았다. 아침 9시가 내가 정해놓은 마감이었다. 1년 동안 한주도 빠짐없이 글을 발행했다. 여행 갈 때는 예약 발행을 했고 그 외에 큰 일은 없었다. 참 고마운 일이었다. 수요일에 글을 올리면 하루 이틀은 마음 놓고 쉬었고 주말부터는 다가올 수요일을 위해 글감을 떠올렸다. 나의 일주일은 글을 쓰고 글감을 찾는 일로 차곡차곡 채워졌다.


아쉽지만 정상가족 3부는 당분간 없다.


글쓰기가 힘들어서는 아니다. 꾸준한 성격이라고 자부해 왔고, 언젠가 출판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도 있기에 글을 쓰는 일이 어렵다고 놓을 생각은 없다. 다만 늘 사고뭉치 말썽쟁이였던 아이들이 1년 새 너무 커버렸다. 매일같이 난리부르스를 치던 아이들이었는데 1년 만에, 겨우 1년 만에 멀쩡해졌다. 어느새 한걸음 멀어진 아이들은 주말이 되면 친구들과 어울리고 평일에는 학원으로 바삐 간다. 배 찢어져라 웃을 만큼, 열받아서 안방 문 닫자마자 엎드려 울만큼 우당탕탕 에피소드는 이제 더 이상 없을 거 같다. (어쩐지 아쉽다.)


새로 시작할 작품에는 내가 주인공이다. 사춘기 매운맛 에피소드와 여전히 철없는 남편 이야기가 양념으로 뿌려지겠지만 기본맛은 담백할 예정이다.



그동안 정상가족 2부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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