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고 싶은 나'와 '현재의 나' 사이 인지부조화가 냉장고 안에 쌓이고 있습니다. 두부, 브로콜리, 콜라비, 쑥갓, 상추 외 여럿. 외부 일정이 있으면 집 오는 길에 동네 슈퍼에 들러 철마다 달라지는 과일, 채소를 구경합니다. 그렇게 구경하다가 건강 밥상을 염두하고 하나, 둘씩 사 온 것들인데 밥상에 오르지 못하고 냉장고에 쌓여 갑니다.
저의 식사가 이상과 멀어진 탓인데요. 오늘 저녁도 붕어빵, 초코쿠키, 우유로 때웠습니다. 요즘 붕어빵만 보면 반갑고, 달달한 초코가 들어간 건 뭐든 핫초코든 빵이든 과자든 다 맛있어서 붕어와 초코를 편식하는 중입니다. 건강 밥상과 간식 편식 사이 괴리를 좁혀야 할 텐데, 스트레스가 그 사이에 딱 버티고 서서 자꾸만 몸집을 불립니다. 당분간은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이번주에 시험이 끝나면 좀 나아질지도요.
그래도 뭔가 먹고 싶고 댕기는 음식이 있다는 건 건강한 신호인 것 같습니다. 조화롭지 못할지언정 활기가 있다는 거니까요. 스스로를 나무라지 않을 생각입니다. 붕어빵과 초코에 빠진 마음도 지나갈 테고, 또 다른 게 좋아지면 잘 맞아서 즐겁게 지내다가 잘 보내주고 그럼 되니까요. 편안하게 생각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