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다시 듣고는 노랫말이 떠나지 않아 걸으면서 흥얼거리고, 이동하며 찾아 듣는 노래가 생겼어요. 루시드폴의 <오, 사랑> 그중에서도 감귤밭에 있는 작업실에서 적재와 함께 부른 버전이 좋아서 반복해 듣고 있어요. 처음 노래가 나왔을 때는 멜로디가 참 좋다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들으면서는 가사 속 단어, 정서가 새삼 와닿더라고요. 특히 '만리'라는 단어가 아득하고 애틋해서 좋아요. 만리 너머에 누군가 있을 것만 같고, 미약한 햇볕마저 나를 버리고 아무리 추운 겨울이 와도 나에게 언제나 봄인 당신은 나에게 사랑이라는 싹을 틔었으니 그 꽃밭을 묵묵히 일구어 가겠다는 그 마음이 난로 같이 따뜻하고 포근하네요. 마음이 시릴 때 한번 들어보세요. <오, 사랑>
<오, 사랑> 루시드폴
고요하게 어둠이 찾아오는 이 가을 끝에
봄의 첫날을 꿈꾸네
만리 너머 멀리 있는 그대가 볼 수 없어도
나는 꽃밭을 일구네
가을은 저물고 겨울은 찾아들지만
나는 봄볕을 잊지 않으니
눈발은 몰아치고 세상을 삼킬 듯이
미약한 햇빛조차 날 버려도
저 멀리 봄이 사는 곳
오 사랑
눈을 감고 그대를 생각하며
날개가 없어도 나는 하늘을 날으네
눈을 감고 그대를 생각하면
돛대가 없어도 나는 바다를 가르네
꽃잎은 말라가고
힘찬 나무들조차 하얗게 앙상하게 변해도
들어줘 이렇게 끈질기게 선명하게
그대 부르는 이 목소리 따라
어디선가 숨 쉬고 있을 나를 찾아
네가 틔운 싹을 보렴
오 사랑
네가 틔운 싹을 보렴
오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