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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스물 셋

결심과 자책의 굴레

by 주원

희망찬 결심이 어두운 자책이 되어 그늘을 드리울 때가 있습니다. 결심을 안 했더라면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을 텐데 '나는 왜 스스로를 들볶고 있는 걸까?'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올해 첫 번째 결심과 자책의 굴레는 운동입니다.

운동해야지! 수영장 가야지! 가야 되는데.. 해야 하는데.. 내일.. 모레.. 다음 주에.. 또 안 갔네.. 나는 안 되나 봐..


지난달 말 수영 강습 수강신청에 실패하고서 자유수영이라도 꾸준히 하리라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결심과 후회만 반복할 뿐 정작 실행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날이 쌓인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은 무기력의 양분이 되었습니다. 나날이 생각과 움직임이 둔해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오늘, 결심으로부터 열흘 만에 자책의 굴레를 깨고 수영장에 갔습니다. 한파 절정, 체감 온도 마이너스 15도의 찬바람을 정통으로 맞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게으름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고 운동 가방을 챙겨 바로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다녀오니 개운하고 좋습니다. 오늘은 마음 편히 잠들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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