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란 식물
"혹시 OO 씨가 이 화분에 물을 주었나요?"
-"아, 네 제가 몇 번 주었어요."
"어쩐지 키가 훌쩍 컸다했더니 물을 많이 줘서 웃자랐던 거네요."
-"한두 번 정도 주었는데 그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
"얘들한테는 과도한 관심이 독이 되기도 한답니다."
-"네, 앞으로는 조심하겠습니다."
집에 돌아와 제가 키우는 화분을 둘러보니 얇은 줄기만 쑥 웃자라있는 식물이 여러 개입니다. 잎끝이 노랗게 변한 잎을 잘라낸 것도 여러 번인데 찾아보니 그런 증상도 과습의 영향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화분표면이 말랐다 싶으면 물을 듬뿍 주거나 화분을 물에 담가 물을 흠뻑 흡수하도록 했는데, 겨울에는 성장하지 않는 시기라 물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아 2~3주에 한 번만 물을 주어도 된다네요.
웃자라는 이유 중 하나는 과도한 영양공급인데, 저는 줄기가 얇은 게 영양이 부족해서인가 싶어서 알비료도 주고, 물에 액체비료를 타서 주기도 했거든요. 잘못이 한 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무지의 소치입니다. 물도 영양도 빛도 과다해서 뿌리와 잎이 상하고, 줄기가 비실거리고, 꽃망울을 맺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제라도 좀 거리를 두고 식물이 편안하게 자기 힘을 키울 수 있게 해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