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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일흔 일곱

콩비지와 괜찮은 하루

by 주원

콩비지 찌개가 먹고 싶어서 만드는 방법을 찾아 공부하고 재료를 사러 갔습니다. 그런데 대형마트, 동네슈퍼에서도 콩비지는 팔지 않아 구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두부, 콩나물 코너에 레토르트 콩비지 찌개가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은 구미에 당기지 않아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남은 선택지는 맛있는 콩비지 찌개집에 가는 것, 그런데 콩비지의 특성상 두부요리 전문점이 아니고서는 메뉴로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아 동네에 있을 만한 마땅한 식당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배는 고프고, 집에 돌아와 음식배달 어플을 뒤지다가 뜻밖에 김밥천국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얼마 만에 김밥천국인지. 오랜만이었지만 알록달록한 간판에 어딘가 칙칙한 내부 분위기까지 그대로였습니다. 드디어 만난 콩비지 찌개는 간도 적당하고, 콩비지가 많이 들어가 식감도 묵직하고 부드러운 것이 맛이 좋았습니다. 바라던 대로 김치도 많이 들어 있어 끝까지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콩비지 찌개 덕분에 콩비지를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고, 추억의 김밥천국에도 오랜만에 가보고, 뜨끈하고 든든한 만족스러운 한 끼까지 괜찮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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