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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여든 일곱

새로운 음식, 낯선 사람들

by 주원

오늘 이곳저곳 행사에 참여할 일이 있어 덕분에 잘 차려진 트러플 오일 버섯 크림 리조또, 가지 깐풍기, 표고버섯 탕수육, 와사비 오이 김밥, 멜론 주스를 점심과 저녁에 먹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메뉴가 대부분이고, 초면이 아니더라도 일상에 인연이 거의 없는 음식입니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음식 가짓수보다 더 많은, 낯선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새로운 음식이라 해도 맛과 감상은 '맛있다/없다, 달다/짜다/느끼하다/바삭하다, 배부르다/다음에 또 먹고 싶다/우린 여기까지' 정도로 비교적 단조롭고, 먹고 나면 소화도 자연히 되지만 낯선 사람을 만나 어울리고 소통하는 건 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파악하고 해석하고 나름의 답을 송출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정이라 어울리기를 즐겨하지 않는 저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오늘 하루 고단했지만 이제는 구면이 될 음식과 사람들은 다시 보아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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