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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아흔 둘

추운 봄날 찜질방

by 주원

봄날의 추위가 매섭습니다. 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동네 찜질방에 갔습니다. 불한증막은 머리카락이 바싹 타들어갈 듯이 뜨거워서 들어가자마자 뒷걸음질로 되돌아 나왔습니다. 고온방, 중온방, 한약방을 전전하다 75도씨 소금방에 정착해 가만 앉아있으니 땀이 송글 맺히는 게 추위에 움츠렀던 몸이 말랑해지며 눈꺼풀이 뻑뻑해집니다. 도 마음도 추위도 피로도 경계와 긴장도 느슨하게 풀어주는 찜질방 효력을 톡톡히 보고 돌아왔습니다. 온기 품고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나면 내일 강추위에도 끄떡없을 것 같습니다. 온돌과 찜질방은 보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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