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약한 자유
수영 초급반 수강신청 추첨 탈락 4개월째, 일주일에 한두 번 자유수영을 합니다.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한다는 데는 의의가 있지만 수업을 들을 때만큼 재미가 없습니다. 새로운 걸 배우며 나날이 나아지는 데서 오는 만족감, 적당한 근육통에서 느껴지는 뿌듯함, 강사님과 수강생 사이에서 느끼는 친밀감이 자유수영에는 없습니다.
특히 체력이 늘지 않습니다. 수업을 들을 때는 앞사람 따라잡으랴 뒤에서 쫓아오는 사람 따돌리랴 강사님이 시키는 운동량을 어떻게든 해냈었는데, 혼자서 할 때는 투지가 말랑해져서 한 번에 25m만 갑니다. 숨차서 쉬고, 힘들어서 쉬고, 양보하고 쉬고, 물속에서 잘 쉬다 옵니다.
자유의지란 어쩜 이리 연약한지. 다음 달에는 꼭 수강신청에 성공하고 싶습니다.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는 그게 빠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