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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열 둘

다시 달리기

by 주원

작년 12월 10km 마라톤을 한 뒤로 쭉 쉬었던 달리기를 내내 미루다가 오늘 해냈습니다. 달리던 신체감각이 초기화되었는지 숨쉬기부터 고르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코로만 숨을 쉬어보려 했는데, 금방 숨이 모자라 힘들고, 콧물도 나서 숨을 입으로 내뱉으며 달렸습니다. 그렇게 했는데도 뇌까지 도달하는 산소가 모자랐는지 마지막 즈음에는 머리가 띵했습니다.


달리기를 잊고 편안하게 쉬었던 몸과 마음을 끌고 나가 다시 달리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달리고 나서야 느낄 수 있는 온몸이 순환하는 열감, 땀에 젖은 운동복의 촉감, 샤워로 몸의 온도가 식으며 느껴지는 상쾌함을 되찾았습니다.


평소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도록 집중해서 뭔가를 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달리기는 시작하고 10분이면 얼굴을 화끈하게 달궈주니 그 열감에서 느껴지는 보기 드문 열정이 저를 기분 좋게 합니다. 다음 겨울이 올 때까지 볼이 빨개지도록 달려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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