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최선
차선책으로 일상을 채웠더니 최선이 흐릿해집니다. 제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아리송하고, 누군가 저에게 뭘 좋아하는지, 뭘 원하는지 물으면 선뜻 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할 때가 많습니다.
카페에 갈 때도 제가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거보다는 가성비를 따져서 적당한 카페에 가고, 메뉴도 꼭 먹고 싶은 거보다는 가격이 무난한 걸 시키는 편입니다. 가끔 기분 전환이 필요해 카페에 갈 때에도 차선을 택하는 습관이 튀어나와 제가 바라던 분위기, 맛과 같은 취향을 누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곤 합니다.
오늘도 머릿속엔 메가커피 카페라떼가 먼저 떠올랐지만 마음의 소리를 찬찬히 캐내서 예전에 친구와 함께 가서 정말 만족스러운 분위기, 맛과 음악, 시간을 보냈던 카페를 기억해 냈습니다. 메가커피 카페라떼보다 훨씬 비싼 밀크티를 시켰습니다. 잔잔한 연주곡이 낮게 흐르는, 공기마저 따뜻한 한옥카페 별관에서 향긋하고 달콤한 호사를 누렸습니다. 마음에도 빛이 들었는지 고요하고 환해졌습니다.
가성비도 좋지만 가끔은 내 마음을 알아주고 채워주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순간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