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의 위험성
지친 하루, 집까지 갈 힘이 모자라 통화버튼을 누릅니다. 통화연결음을 들으며 입술을 옴짝거립니다. 입을 뗄 기회는 오지 않았습니다. 한숨을 추동 삼아 발걸음을 옮기는데 전화기가 진동합니다. 한옥타브 끌어올려 입꼬리는 귀에 걸고 전화를 받습니다. 귀로 밀려든 말은 두통으로 번져 맥을 풀어헤칩니다. 들고 있던 것들을 떨굽니다. 땅바닥에 붙은 시선의 초점이 흩어져 어지럼증이 더해집니다. 집에 가야 합니다. 집보다 더 깊은 곳까지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