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워지는 계절
여름이 다가오면서 시장이 알록달록 풍성해집니다. 오늘 시장에 갔다가 오이 10개에 2천 원, 애호박 하나에 500원, 케일 한봉에 시금치 한봉 더 해서 1500원, 브로콜리 하나 1000원, 참외는 7개에 만원에 사 왔습니다. 수박도 나오기 시작했는데 탱탱볼만 한 건 만원, 축구공만큼 큰 건 12000원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 덩이 사고 싶었지만 이미 두 손에 든 짐이 묵직해서 엄두도 못 냈습니다.
제철보다 이르게 나오는 과일이 비쌀 것 같지만 보면 처음 나올 때 공급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그 뒤에 제가격을 찾아가다가 날씨가 오락가락, 큰 명절이 다가오면 값이 최고점에 이르렀다가 제철의 끝으로 가면서 가격이 내리다가 아주 끝물에 다 달으면 공급량이 확 줄면서 한번 더 값을 올리고 어느 날 시장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제가 다년간의 과일을 사면서 느낀 미묘한 제철 과일 사이클입니다.
바야흐로 과일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풍요로운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앞으로 첫 출하가 시작될 여름 과일들을 미리 염두에 두었다가 사이클의 초입을 놓치지 말고 사 먹어야겠습니다. 알록달록 새콤달콤 상큼할 계절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