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서른 여섯

2+1 이벤트의 유혹

by 주원

1+1, 2+1 이벤트의 유혹은 너무나 강력합니다. 특히 자주 들르는 편의점에서 즐겨 먹는 과자, 아이스크림에 이벤트 표시가 붙어 있으면 그 앞에서 오래 머무르며 여러 가지 셈을 해봅니다. 본래 1개에 1500원인데 2+1이면 하나에 1000원이 되니까 하나에 500원씩, 총 1500원 이득을 보게 됩니다. 지금 사지 않으면 손해라는 결론에 다 달으며 계획에 없던 3000원을 쓰고 과자를 한꺼번에 3개나 삽니다.


주어진 상품 간에 교차 선택이 가능하다고 하면 문제가 좀 더 복잡해지는데, 좋아하는 과자는 A임에도 A를 3개 사는 건 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다양하게 선택하는 게 더 이득이랄지, 바람직하게 느껴져서 평소 같으면 선택하지 않을 B와 C를 함께 고릅니다. 돈을 더 쓰고도 돈을 아꼈다, 벌었다는 착각에 취해 두둑한 장바구니를 보며 만족스러워하며 집으로 옵니다.


만족감은 거기까지. 부작용은 세 가지 정도로 나타납니다. 첫째, 우발적 지출. 둘째, 과자 과식. 셋째, 다양한 선택의 실패. 첫 번째 부작용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과자 과식의 경우 살 때는 쟁여두고 천천히 먹을 것을 계획하지만 사실 저는 그렇게 인내심이 강하지 못합니다. 거기에 눈앞에 보이는 것을 말끔히 끝내고자 하는 강박이 있어 과자를 사면 오래 두고 천천히 먹지 못합니다. 빠르면 당일, 길어야 2, 3일이면 몽땅 먹어버립니다. 속이 편할리 없고 때마다 다시는 과자를 사지 않겠다며 텅 빈 결심을 하곤 합니다. 셋째, 다양한 선택의 실패는 교차 선택으로 고른 과자가 제 취향이 아닐 때 발생하는데 얼추 경험을 꼽아보면 성공보다 실패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또 다음에는 좋아하는 것으로만 사겠다고 결심합니다.


사실 가장 큰 부작용은 고속 노화,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겠습니다. 알지만 아주 끊기에는 너무나 힘든 일이니 정신적 만족감, 즐거움을 위해서 적당히 즐기며 점차 줄여가야겠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콘초코 과자에 2+1 표시가 붙어 있었지만 한 개만 샀습니다. 아이스크림 1+1 이벤트는 차마 뿌리치지 못해 쿠앤크와 카페오레를 사긴 했지만 그래도 과자를 한 봉만 샀다는 건 바람직한 한걸음이었다 자찬하렵니다.




어렸을 때 군것질을 하지 않는 어른들을 보면서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과자랑 아이스크림 같은 건 안 먹게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세 살 버릇은 여든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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