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 예순 다섯

발칙하고 찬란한 영화 <해피엔드>

by 주원

누군가 교장선생님의 차를 거꾸로 세워놓았다. 장난이 불러온 나비효과. 통제하려는 자는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며 '안전'을 앞세운다. 불안을 조장해 권력을 키운다. 같음을 강조하고 다름을 배척하며 분열을 조장한다. 불안의 원인을 약자, 소수자에게 돌리며 서로를 배척하게 만든다.


AI기술로 사람들을 통제하려 하지만 AI는 맥락을 읽지 못한다. AI 감시 카메라는 사각지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은 포착하지 못한다. 대신 담배 피우는 아이들을 나무라며 함부로 버린 꽁초를 집어든 사람을 흡연자로 인식해 벌점을 긴다. 누군가는 불합리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그속에서 안전함을 느낀다.


안과 밖에서 시시때때로 지진이 일어난다. 흔들림 속에 내면이 변한다. 지진은 공평하지 않다. 각자가 서있는 지반의 강도가 다름을 인식하면서 관계도 변한다. 평생 함께하리라 믿었던 관계에 서서히 균열이 일고 거리가 생긴다.


그래도 서로의 모든 것이 좋기만 했던 그 시절의 장난 하나쯤은 변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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