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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원 Sep 24. 2024

열 여섯

나를 위한 김밥 한 줄

종종거리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만날 사람도 있고, 회의도 있고, 들어야 할 수업도 있고, 장소를 이동하는 사이사이 응답하고 처리해야 하는 사무도 있어 마음이 급했습니다. 점심을 뒤로 미룰까 하다 마음을 바꿨습니다. 다 먹자고 하는 일, 나를 잘 돌보는 것보다 급하고 중한 게 없지요.


동네 맛있는 김밥집을 검색해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푸짐하고 보기 좋은 김밥 하나 입에 넣으니 종종거리던 마음이 넉넉해지더군요. 맛도 담백하니 참 좋았습니다. 중간에 시간을 확인하긴 했지만 서두르지는 않았습니다. 한 알 한 알 꼭꼭 씹어 제 속도에 맞춰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지하철역 가는 길에 좋아하는 빵집에서 시나몬핀도 하나 샀습니다. 덕분에 허기 이상으로 에너지가 충만하게 채워졌습니다.


다음 일정에 늦지 않기 위해 좀 달려야 했지만 저를 위해 점심시간전혀 후회되지 않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저를 잘 먹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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