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한밤에 요리를 할 때가 있습니다. 특정 요리가 먹고 싶어서도 아니고 배가 고파서도 아닙니다. 바로 먹을 것도 아니면서 양은 더 넉넉하게 만듭니다. 오늘도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냄비 가득 카레를 끓였습니다.
설거지거리가 가득한 싱크대를 보며 왜 이러는 걸까 생각해 봤습니다. 아마도 저는 마음에 허기가 지면 요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재료를 씻고 다듬으며 손에 닿는 촉감, 재료가 익으며 나는 냄새, 증기, 소리. 온 감각을 집중하다 보면 산만하게 떠돌던 마음도 차분하게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한가득 완성된 요리를 보면 마음도 든든하고요.
덕분에 이번주는 카레주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