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하나 읽었어요. 노키즈존, 노줌마존에 이어 노시니어존(노실버존)이 카페, 헬스장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얽히고설킨 다양한 입장이 있겠지만 좀 씁쓸해요. 나도 젊고 건강한 시기가 지나면 여기저기서 배척당하겠구나 싶어서요.
그런 생각 저런 생각하며 지하철을 탔는데 거나하게 취하신 어르신께서 쩌렁한 목소리로 옆사람에게 시비를 거는 듯 욕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같은 칸에 앉은 모든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소란스러웠어요. 많은 시선이 쏠렸죠. 그러나 서너 정거장을 가도록 욕설과 고함은 계속 됐고 결국 지하철보안관이 출동해서 모시고 갔어요.
겁이 나고 불안하고 불편했지만 그분이 지하철을 탈 때마다 그렇지는 않을 거예요. 그분의 연령 전체로 확대해 보면 평생 지하철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아주 아주 아주 극 소수겠지요.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특정 사람들에게 지하철이 노OO존이 된다면 억울하고 슬플 것 같아요.
고령이라며 헬스장 등록을 거부당한 분께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셨대요. 인권위는 고령자의 회원 가입을 거절하는 것은 인권 차별이라 판단하고 해당 스포츠시설 측에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어요. 다음은 인권위의 말이에요.
“스포츠시설 내 안전사고 발생률이 반드시 나이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으며 만 65세 이상을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일률적인 이용 제한은 일반 시민에게 고령자가 병에 취약하거나 체력이 약하고, 부주의나 건강상 문제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확산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상업시설 등에서 노년 인구의 일률적 배제를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
잠깐 뒤집어 생각해 봤어요. 시니어의 영향력이 강력한 사회가 되어서 노젊은이존이 생겨나 카페도 헬스장도 갈 수 없게 되고 내 돈을 내고 식당에 가서도 눈치를 봐야 한다면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서글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