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영 초급반 2개월 차, 수강생 줄 맨 뒤에서 두 번째. 자유형, 평영은 어설프고 접영은 기본 발차기도 감을 못 잡고 헤매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올림픽에서 금메달만 23개를 딴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를 따라잡느냐고요?
비록 수영 실력은 차이가 크지만 먹성은 곧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제 마라톤대회에서 10km를 뛰었으니 회복해야 한다며 점심으로 고등어구이와 미역국 백반, 새우튀김, 새콤달콤 레몬스무디까지 챙겨 먹고서 두 시간쯤 자고 일어나서는 토핑 가득한 큰 피자를 시켜 혼자다 먹었습니다.
마이클 펠프스가 하루에 만 칼로리를 먹는다고 화제가 됐었다지요. 오늘 맘껏 먹어보니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영을 하다가 좌절감이 느껴지면 되뇌어야겠습니다. '나도 먹성만큼은 펠프스 못지않다!'
어제 처음으로 마라톤대회에 나가서 10km를 뛰었는데요. 오늘 컨디션은 그제와 별다르지 않습니다. 통증도 근육통도 없고, 피로도는 늘 그렇듯 눈꺼풀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마라톤을 핑계 삼아 회복해야 한다며 맘껏 먹고 많이 자고 있습니다. 전날 근심, 걱정을 풀마라톤 뛰는 사람인 양 한껏 했던 것처럼 끝난 뒤에도 42.195km를 뛴 양 과하게 회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좋은 기억을 만들어 놓으면 다음 도전이 빨라질 수도 있으니 이 시기를 충분히 누려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