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하게 겨울이 추웠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지금이야 난방에 별 어려움이 없던 시대와는 달리 어릴 적에는 온돌이라 아랫목은 장판이 탈정도로 뜨거웠지만 보온재 마감이 형편없던 그 시절에는 웃풍이 장난이 아니라 같은 방안 공기지만 이불속 이외는 코끝이 시릴정도이고 물이 얼 정도여서 해마다 아버지는 안방 안에 연탄난로를 설치해 주시곤 했는데 어느 겨울 새로 연탄난로 설치를 위해 벽에 연통 구멍을 뚫으시다 허리가 삐끗하여 몇 날 며칠을 누워 고생하시다 용하다는 침쟁이를 모셔 와 '금침'을 맞고 회복한 기억이 난다. 아버지가 설치해 놓은 연탄난로 뚜껑 위에 엄마는 콩이며 쌀을 구워 자식들 입에 넣어 주시며 찬송가를 마냥 불러 주시면서 행복해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추위와 배고픔에서 우리 자녀를 구해? 주시고 안전하게 보호해 주시던 부모님이 이제는 체구도 작아지시고 기력도 예전 같지 않지만 지금도 같이 식사를 하면 엄마는 당신 입으로 가져갈 음식보다 자식들 먼저 챙기시기 바쁘셔 좋은 음식 한 번 제대로 드신 적이 없어도 배만 부르다 하신다. 요즘은 아버지가 엄마보다 말씀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향이 짙어지는 걸 보면서 친근하기도 하고 짠하다. 아직도 하고 싶으신 게 많으신 부모님이 건강하게 자식들 곁을 지키시며 항상 시끄러운 투정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