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 살수록 그냥 얻어지는 게 과연 몇이나 있었을까? 기쁨도 슬픔도 어찌 보면 하나의 감정선에서 출발해 주관적으로 해석될 뿐인 것 같다. 지나고 보면 인간의 판단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은가는 늘 뒤늦게 깨닫게 된다. 아직까지도 응석을 부리는 못난 내가 이제는 모든 게 힘에 부치는 늙어 버린 부모님의 회한과 처량함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투정만 한다. 흩어져서 저마다 빛만 발하는 가족이 아니라 못나도 모여 웃음꽃이 피는 가족이 행복한 것인데---. 부모님이 인도하신 길을 벗어난 제가 한참을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고향은 세상의 그럴듯한 기준으로 판단이 불가한 것이다. 느끼고 사유하는 것이 인간에게만 유일하게 허가된 감정이 되어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고 단정할 수 있을까? 저마다의 기구한 사연을 안고 동물원에서 사육당하는 동물에게 인간은 한 번이라도 죄의식을 가졌을까? '행복한 동물나라'란 동물원 이름에서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인간의 허위를 보게 된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만든 우월적인 지배력이 동물에게 무엇을 안겨 주었을까? '코끼리와 북극곰을 비롯한 많은 동물들은 하루 종일 드러누워서 잠만 자기도 하고 원숭이들은 자신의 털을 뽑기도 하고 동물원에서 한 쌍으로 자란 침팬지 커플은 어미가 출산 후 새끼에게 젖을 물리지 않아 사람이 키워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반복적으로 이상행동을 하게 만드는 정형 행동은 인간의 환경적인 배려가 오히려 동물에게는 가혹한 자유의 박탈과 야성을 억누르게 만들어 고문 아닌 고문으로 동물의 정신세계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심술꾸러기 포동이(하마)의 장난스러운 신고식으로 수의사 김 선생은 하마똥에 범벅된 가운을 입은 채로 호된 출근날을 맞이했지만 동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누구보다도 투철한 김 선생은 동물원 식구들의 신뢰를 얻게 된다. 낙후되고 동물들의 생리적인 면에 부합되지 못하는 시설로 점점 인기를 잃어 가는 동물원에 새로 부임하는 원장은 시민들에게 각광받는 동물원의 위상을 세우려고 빠듯한 예산안에서 무리한 계획을 추진하려고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사육사를 해고하고 그들은 졸지로 무일푼 신세가 되어 동물들을 밤중에 몰래 포획해 다른 동물원에 팔아 버리기로 작정을 하고 실행에 옮기던 중 동물원의 대장인 코리(코끼리)의 주도하에 모든 동물들이 합심하여 위기를 모면하면서 동물의 입장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며 새롭게 변신하는 '행복한 동물나라'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풀어 읽으면서 사산으로 새끼를 잃은 침팬지 치코의 모성애와 아프리카에서는 사람이나 동물들에게 신처럼 추앙받던 코리의 희생에서 드라마틱한 동물들의 여정 안에 희로애락을 팔짱 끼듯 함께 겪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아련했다. 촘촘하게 역할 분담을 나누어 맡으면서 곤경을 극복해 나가게 만드는 설정이 작가의 세심한 정성이 돋보였고 사람이나 동물이라는 이분법을 벗어 나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주어 장르를 넘어 숙제를 함께 풀어 가는 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