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가 강한 인간이 오히려 연약함을 호소하며 자신은 유연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다 주장을 한다. 격하게 공감을 했다. 사사건건 판단이 뚜렷하고 거부할 핑계를 달고 살면서도 늘 상식을 운운한다. 조물주도 어찌할 수 없는 불순종에 대한 확고한 견해를 굽히지 않는다.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며 쥐구멍에 들어 가 있는 그놈이 생각났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로 인해 사라질 사회적 분쟁은 결국 부질없는 것들이다. 이마와 가슴이 볼록한 여자가 지나간다. 여자가 돈을 쓴다는 건 심사숙고의 결과물이다. 내가 헛튼 돈을 쓰지 않았다면---. 망상 중의 최고의 망상을 잠깐 했다. 몸에 좋은 야채와 과일을 갈아 즙을 만들어 그녀가 왔다. 부모님의 아침을 몰래 가져오게 한 나는 그녀를 불효녀로 만들었다. 징글징글한 코로나가 익숙해지면 안 되는데 공용주차장이 아직까지 3시간 무료다. 그녀의 레슨이 끝나길 기다리며 투썸플레이스에서 뭉기적거리는데 앞쪽의 조신해 보였던 여자가 남자 친구 오기가 무섭게 호들갑 작렬이다. 내편이 가세하면 세상의 중심이 되어 버리는 인간이 여기도 있었다. 테이블을 손끝으로 두드리면서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의 첼로처럼 그건 아닌데 맥을 잡고 있다가 쾌락은 억압을 근거로 한다. 나의 삼류 저질 꿈이 저절로 생긴 게 아니었다고 교묘한 이유를 만들어냈다. 광풍이 불어온다고 피리로 유혹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것에 의하여 이미 정하여져 있는 목숨이나 처지"를 운명이라 해 예민해졌는데 신랄함이 포함되었다. 맵고 쓰고 날카롭고 예리한 것이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