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흡입

"존재한 곳에서는 언제나 추방당한 사람들이 있었다."

by 강홍산하

무너지지 않는 바벨탑에 면허가 다른 의복을 걸치고 올라 선 인간들이 저울을 들고 있다. 쏠쏠하게 뒷돈을 챙기던 쇠살쭈의 저울처럼 보였다. 저울의 사투리가 어느 지방에서는 '겨울'로 어느 지방에서는 '자위'였다니 중의적인 기지(機智)가 엿보인다. 짐승은 제 몸이 아프면 열 걸음 안의 풀을 찾아 치유를 하든가 상처를 핥기도 하지만, 죽음에 대한 저항은 없는데.... 라파엘의 권능을 연고 크림으로 만든 인간은 위대하다. 찢고 봉합하고 잘라내고.... 생명을 연장하는 인간의 손이 무엇을 얻고 있을까? 나약함은 신에 대한 요청이다. 상상을 현실로 연출하는 기법에 숨겨진 본능이 있다. 무엇을 이룬다. 무엇을 꿈꾼다. 허물고 짓고.... 결국 누군가의 시간을 불평등하게 교환하여 욕망을 대체하는 지배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죽음으로도 면탈이 안 되는 자본의 영원에 합법적인 약탈의 제도가 굳건하다. 몹쓸 인연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냥 지독한 오해였으면 좋겠다. 어느 건축가의 집 공간에서 벽을 사라지게 했다. 경계의 시작인 건축에서 구분을 소멸하니 차단과 소유의 영역이 평야의 기세로 방분스럽다. 죽고 사는 문제 앞에서 절망하지 않기로 했다. 쫓겨나는 것도 가을에 피는 꽃도 '추방'이다. 광교산 절터 입구 약수터 옆에 피라미드형 화장실이 있다. 비할 데가 없이 맞아떨어지는 기쁨이다. 'blue'란 단어에 인간의 온갖 감정이 들어앉아 있으니 올 해의 마지막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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